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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겠습니다람쥐? 난 몰라"..최고 시크남 김병현

박은별 기자I 2012.04.03 17:53:28
▲ 넥센 김병현. 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한국형 핵 잠수함' 김병현(넥센)이 시크남의 매력을 뽐냈다.

3일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단연 화제는 김병현이었다. 해외파라는 이유말고도 특유의 시크함 때문이었다.

김병현은 "떨고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는가 하면 시크하고 차가운 듯한 표정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말투, 상반된 모습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먼저 각 팀 대표 선수들의 각오를 듣는 순서가 있었다. 롯데 홍성흔이 '세류성해(작은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라는 사자성어로 멋들어지게 각오를 밝혔다. 이어 김병현의 차례가 돌아왔다. 그는 "준비를 못했다. 사자성어도 없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당당한 표정이었다.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소속팀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는 "넥센 구장은 목동에 있다"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동문서답처럼 느껴졌고 이번에도 역시 팬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의미는 있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얘기했다. 인천, 부천에서 목동구장이 다 가깝다. 야구장 많이 오셔서 응원해달라"며 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유머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올시즌 개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시크함은 여전했다. 한화 박찬호가 10승을 목표로 했고 바통이 김병현에게 넘어왔다. 마이크를 잡은 김병현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10...예?"하고 되물었다. 이어 마음을 다잡은 듯 "10승 좋다. 10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쿨하게 밝혔다.

압권은 2부 토크쇼였다. 삼성 이승엽이 KBS2TV '개그콘서트'의 코너인 '꺾기도'의 유행어를 응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박찬호 선배와 맞대결서 이기도록하겠습니다람쥐"라고 이승엽이 운을 뗐다. 연이어 사회자가 "그런 유행어를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나리", "4할~아버지" 등 관련 유행어들이 쏟아졌다. 메이저리거 박찬호까지 "이야~동"이라며 유머에 동참했다.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빵터졌다. 하지만 유일하게 웃지 못하던 선수가 김병현이었다. 사회자가 "김병현 선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겠느냐"고 묻자 "아니요.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시크한 표정은 여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렸다. 성대는 김병현의 모교이기도 하다. 그는 97학번 성대 법학과 출신. 이에 법학과 후배가 다시 학교로 돌아올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병현은 "솔직히 누나도 10년 공부하다가 공무원 시험본다"며 한참 뒤에 "그래서 나도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행사 틈틈이 "잘생겼어요" "멋있어요" 등 관중들의 연호에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기도 하고, "밥 사주세요"라는 후배의 요청에 말대신 'OK'라고 손가락을 그렸다. 남자후배의 같은 요구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시크남 김병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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