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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지난 6월30일 탤런트 박용하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3월 고(故) 최진실의 동생 최진영이 누나를 따라 자살한 것에 이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박용하는 지난 2002년 출연한 KBS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한류스타로 부상했다. 그 때문에 박용하의 자살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BBC, AP,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타전됐다. 다른 국내 연예인의 자살 사건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유가족들은 박용하가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박용하가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뒤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그렇다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의아해했다. 결국 경찰은 박용하의 사인을 충동성 자살로 결론 내렸다.
당시 연예계 관계자들은 박용하의 자살 원인이 가늠되지 않아 더 혼란스러워했다. 이전에 자살한 연예인들은 유서를 남겼거나 자살 이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정황들이 어느 정도는 밝혀졌었다. 그러나 박용하는 그런 실마리가 전혀 없었다. 그는 새 작품의 출연을 앞두고 있었고 아버지의 병간호에 힘을 쏟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짐했었다.
게다가 자살하기 한 달 전에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위한 학교 건립에 의욕을 불태웠다. 수면제 과용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알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박용하의 자살은 연예계의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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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용하의 자살은 한류스타 최초의 자살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전 연예인의 그것과는 또 다른 파급력을 보였다. 지난 12월 초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표한 `2010 한류 핫이슈 톱 10`에 박용하의 자살이 6위에 오른 것이 그 방증이다. `핫이슈 톱 10`은 한국과 일본, 중국과 태국, 베트남의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관계자는 “한 연예인의 자살이 한류의 이슈로 꼽힌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며 “박용하의 자살은 각국에서 한류스타의 위상이 어떠한지 역설적으로 확인한 안타까운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용하의 자살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자살문제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박용하 자살 당시 BBC 등 외신들은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10만명당 22명)을 기록한 나라이며 자살은 한국 20, 30대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외국에서 젊은 한류스타의 자살을 계기로 한국 사회의 자살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박용하 사건은 외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시 한 번 사회에 만연한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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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용하는 세상을 떠나기 전인 지난 5월 일본 팬들과 함께 모은 기금으로 아프리카 최빈국 중의 하나인 차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학교 `요나스쿨`의 건립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난 9월 마침내 문을 연 요나스쿨은 박용하를 기리는 팬들과 동료, 지인들의 도움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에 `희망`을 키우고 있다. 국내 연예인 중 죽음 이후 그의 이름을 딴 학교가 외국에 만들어진 것은 박용하가 최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