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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특명을 받으며 출격한 선발 김광현은 아쉬운 피칭을 했다. 초반부터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5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채 5회까지 84구 만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기선제압에 실패한 채 7회까지 3안타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경기는 막판 홈런 두 방으로 뒤집혔다. 득점에 물꼬를 건 직전 4경기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볼넷 7타점으로 가장 뜨거운 최정이었다. 8회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정규시즌 키움 마무리인 김재웅의 초구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9회 대타 김강민은 스리런포로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흔들리는 최원태를 상대로 무사 1,3루 위기에서 투입된 김강민은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서도 3구째 143㎞ 슬라이더를 공략해 역전 스리런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와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원형 감독은 “선발 김광현이 초반에 3실점했다. 상대 선발이 안우진이라 3점이란 점수는 큰 점수였는데, 그래도 불펜진이 잘 버텼다”고 돌아봤다.
이어 “4점은 큰 점수 차지만 뒤에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8회 최정이 따라가는 2점 홈런을 쳤고, 9회에 박성한, 최주환, 김강민이 정말 대단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9회 김강민 대타 투입은 코치진과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마지막에 기회를 보자고 의견을 냈고, 마지막 타이밍에 맡겼다”고 돌아본 뒤 “강민이를 마주쳤는데 포옹하려고 했더니 ‘내일 하시죠’하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표현을 하더라. 아직 한 번 더 남았으니 나도 정신 차리려 한다”며 웃었다.
한편 SSG는 이날 경기 개시를 1시간께 앞두고 김 감독의 재계약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으나 현장에 힘을 실어주자는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소식이었다. 김 감독은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는데 정용진 구단주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좋은 소식을 전해주셨다”며 “내 입장에선 정말 큰 선물이다. 너무 감사히 생각한다. 그래서 더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