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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볼 여신'에서 '3쿠션 여신'으로 돌아온 차유람

이석무 기자I 2019.07.15 14:44:18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 미디어데이에서 차유람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PBA투어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포켓볼 여신’ 차유람(32)이 ‘3쿠션 여신’으로 돌아온다.

차유람은 아리따운 외모와 함께 뛰어난 당구 실력으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 당구 국가대표로 참가했고 2010년 세계9볼 암웨이 오픈, 2011년 세계9볼 베이징 오픈, 2009년과 2013년 실내무도아시안게임 등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그런 차유람이 그의 주종목인 포켓볼이 아닌 3쿠션 선수로 변신한다. 차유람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릴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에 김가영과 함께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한다.

차유람으로선 쉽지 않은 도전이다. 포켓볼과 3쿠션은 같은 당구지만 별개의 종목이다. 경기 규칙은 물론 쓰는 기술이나 작전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두 종목을 병행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차유람은 처음부터 포켓볼로 시작했고 줄곧 포켓볼 선수로 활약해왔다. 취미로라도 3쿠션을 쳐본 적이 거의 없었다.

차유람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3쿠션은 이벤트성 대회는 나가 봤지만 크고 전문적인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는 처음이다”며 “익혀야 할 것도 많고 숙달해야 할 것도 많아 걱정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포켓볼은 한 가지 타법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데 3쿠션은 다양한 타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연습하니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그동안 준비한 것을 테스트할 기회라 생각하고 대회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차유람은 지난 2015년 6월 베스트셀러 작가인 13살 연상의 이지성(45) 씨와 결혼한 뒤로 딸과 아들을 출산했다. 그동안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엄마의 삶을 살았다. 선수로서 공백 기간이 4년이 넘는다.

물론 당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다양한 이벤트 대회에 나서는 등 아예 큐를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 세계에서 예전의 집중력을 되살리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차유람은 “원래는 더 준비를 많이 한 뒤 올해 말쯤 출전하려 했는데 계획보다 일찍 출전하게 됐다”며 “대회 측의 무언의 압박도 있었고 1차 대회를 보면서 나도 직접 선수로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하는 과정에서 나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출전을 결심했다”며 “부담이 되기는 하는데 부담을 이겨내고 시합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켓볼은 외국에서 주로 경기를 하다 보니 외로웠는데 이제 국내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팬들의 관심을 등에 업고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는 포켓볼 선수 시절부터 줄곧 라이벌 관계였던 김가영도 함께 출전한다. 포켓볼 선수 시절 ‘당구여제’라는 별명을 가진 김가영은 지난달 PBA투어 3쿠션 투어 개막전인 파나소닉 오픈에 이미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해 4강까지 오르는 실력을 뽐냈다.

차유람은 “김가영 선수와 비슷한 시기에 3쿠션에 데뷔했는데 운명의 장난인 것 같다”며 “결승에서 김가영 프로를 만나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그전에 우선 내가 결승까지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뒤 웃었다. 그러면서 “포켓볼을 하면서 김가영 선수가 없었다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경쟁상대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상대를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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