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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이효리 "과거의 화사함 없어도 섹시 비주얼 포기 못해"

김은구 기자I 2017.07.04 16:26:34
이효리(사진=키위미디어그룹)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이제는 화려한 옷을 걸쳐도 과거처럼 화사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섹시한 비주얼은 포기할 수 없었어요.”

4년 간의 공백, 결혼, 제주도에서 생활하며 얻은 ‘소길댁’이라는 별명…. 그럼에도 이효리(37)는 ‘섹시’라는 수식어에 대한 욕심은 버릴 수 없었는 듯했다. 이효리는 4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가진 정규 6집 ‘블랙’ 음악감상회 겸 간담회에서 “알록달록하지는 않지만 깊이 있는 섹시한 모습으로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8년 전 ‘유고걸’과 똑같은 느낌이라면 아티스트로서 도약은 없는 거잖아요. 한단계 변화가 있어야죠.”

흥겨운 댄스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가요계 섹시 아이콘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효리다. 이날 오후 6시 발매되는 이번 앨범에서 과거의 음악적 화려함은 찾기 어렵다. 앨범 타이틀인 ‘블랙’ 그대로다.

이효리는 “그 동안 나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은 정열적인 레드를 비롯해 컬러감이 있는 단어가 많았다”며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걷어내도 대중이 나를 좋아해줄지 의문점에서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신 내면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보였을 때 대중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효리는 화려함을 대신해 깊이 있는 음악으로 이번 앨범을 채우려 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10곡 중 이효리가 작곡 8곡, 작사 9곡에 각각 참여했다. 이효리는 “음악과 함께 비주얼까지 심심하면 조화가 깨질 것 같아 비주얼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서 엿보이는 또 하나의 변화는 가사의 소재다. 솔로 활동 이후 가사의 중심은 항상 이효리 자신이었다.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곡 ‘서울’을 비롯해 대부분이 이효리 주변의 이야기다. 이효리는 “지난 앨범들을 돌아보면 그 동안 나는 애고가 정말 강했던 것 같다”며 “지난 4년간 평범하게 살면서 나에 대해 보여주기 보다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들어볼래요’라는 마음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가사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블랙’은 화려한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이를 비롯해 인도 요가 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이효리의 상상이 담긴 ‘화이트 스네이크’, 제주에서 올라와 서울로 가는 길에 비가 오는 창문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즉석에서 떠오른 느김을 써내려간 ‘비야 내려’,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해 안타깝게 사라져간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 ‘다이아몬드’ 등이 담겼다.

“뮤지션은 나이가 들면 깊이가 있어지고 음악의 폭도 넒어지는데 겉모습이 늙었다고 사그라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겉모습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내면을 키워보자, 세상에 관심을 갖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고민을 하자고 생각했죠. 예전에 예쁜 얼굴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제는 깊이 있고 울림 있는 음악으로 사랑을 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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