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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정말 감사한 분이 한 분 계신다.” ‘국민의리녀’ 이국주가 30일 열린 ‘2014 SBS 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자마자 찾은 사람은 개그맨 변기수였다. 9년 전 개그우먼이 되려 했을 때 ‘비호감이라 안 될 거 같다’는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자신을 지지해 준 사람이 변기수였다는 설명이다. 이국주는 “변기수 오빠가 ‘국주는 될 거다’라고 말해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때 어찌할 줄 몰라하면서도 이국주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변기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의외의 인연이었다. 이국주는 2006년 MBC 15기 공채 출신 개그우먼이고, 변기수는 KBS에서 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이 개그프로그램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적도 없고 소속사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사이 어떤 인연이 있었던 걸까. 31일 변기수에 따르면 두 사람은 KBS2 ‘개그콘서트’ 녹화장에서 처음 만났다. 9년 전 일이다. 이국주가 갓 스무 살이 됐던 해다. 2005년 특채 개그맨으로 KBS에 들어간 변기수는 당시 ‘개그콘서트’ 바람잡이를 하고 있었다. 녹화 전 관객들의 흥을 돋울 때 방청객으로 온 이국주가 무대에 올라왔다. 방청객끼리 춤을 춰 경합을 벌이고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이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통해서다. 이때 이국주는 1등을 해 MP3를 받았다. 변기수는 “(이)국주가 정말 춤을 잘 췄다”며 “뭐 이런 애가 있나싶을 정도로로 흥이 많았다”며 웃었다. 이어 “그 때만 해도 코미디는 모르는 친구였다”며 “일반인이 무대에 나와 춤을 추는 게 사실 어려운 일인데 자연스럽게 나와 춤을 췄다. 방청객 모두가 환호했다”는 옛 얘기도 들려줬다.
이때 변기수는 이국주의 개그우먼으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변기수는 “몸 동작 하나로 이렇게 호감을 이끌어 내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방청객에 올라온 국주에게 귓속말로 ‘개그우먼 생각 있으면 (대학로)갈갈이홀로 꼭 와라’고 했다“고 말했다.
변기수의 말을 들은 이국주는 결국 갈갈이홀로 오디션을 보러왔다.모두가 그녀를 반겼던 건 아니다.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이국주를 좋지 않게 보던 개그맨들도 있었다. 변기수는 ”몇 분들이 ‘에이, 쟤(이국주) 되겠어’라고 해 그 때 국주가 좀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며 ”그때 국주를 추천했고 이 얘길 국주가 들었던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일부 사람들에게 ‘비호감’이라 여겨졌던 이국주의 끼는 바로 빛을 봤다. 갈갈이홀에 들어간 후 6개월 만에 바로 MBC 개그우먼으로 합격한 것.
변기수는 이국주의 ‘에너지’를 높이 샀다. 엉덩이로 대리석을 격파하고, 무릎으로 과자 봉지를 터트리는 게 이국주다. 개그우먼으로서 몸을 사리지 않고 개그에 힘과 열정이 묻어났다는 게 그의 말이다. 두 사람은 동료 돌잔치 등에서 편하게 만나며 서로 안부를 묻고 친분을 이어왔다. 변기수는 “국주가 시상식에서 날 불러줘 나도 놀랐다“며 “국주가 상을 받았다면 난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이국주는 시상식이 끝나고 변기수에 따로 연락을 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했다. 다시 한번 눈물도 흘렸다. 변기수는 ”내가 잘 됐을 때보다 더 기쁘다“며 ”국주를 통해 지쳐 있던 내가 자극을 받았다“며 후배를 챙겼다.
변기수는 현재 갈갈이홀에서 ‘변기수의 뉴욕소’란 ‘19금 개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변기수는 “갈갈이홀 10주년을 맞아 극장 보수를 위해 내년 1월24일과 25일 옹알스 등과 함께 자선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셉트는 ‘응답하라 2004’가 될 예정. 변기수는 ”송영길과 김영희 등이 모두 갈갈이홀 출신인데 이처럼 개그지망생들의 터전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도록 선배 개그맨들이 뭉쳤다“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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