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역시 한국 축구의 에이스였다.
11일 한국이 이란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을 벌인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경기 종료 10분전까지 패색이 짙었다. 후반 13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활약하는 이란의 간판 자바드 네쿠남에게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뒤 좀처럼 동점골을 뽑지 못한 탓이었다.
이때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머리가 번득였다. 후반 35분, 기성용이 상대 진영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찬 프리킥을 이란 GK가 쳐내자 순간적으로 문전으로 뛰어든 박지성이 헤딩슛,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서 절묘한 위치 선정과 포기하지 않는 투쟁력으로 곧잘 골을 뽑는 박지성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동점골은 2004년 4월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예선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한 박지성이 A매치 75경기만에 기록한 개인 통산 10호골이었다.
이날 박지성은 득점뿐만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허정무호’를 바꿔 놓았다. 이란전에 대비, 시리아 바레인과 가진 평가전에서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허정무호'였지만 공수에서 활기를 불어 넣은 박지성이 가세하자 공격은 날카로우면서 묵직했고 짜임새도 탄탄해졌다.
단번에 제 몫을 다해내고 후반 38분 박주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박지성에게는 ‘캡틴의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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