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샷 날린 최경주, 영글어가는 올림픽-마스터스 출전 꿈

김인오 기자I 2016.02.22 14:27:44
최경주가 22일 열린 PGA 투어 노던트러스트 오픈 최종라운드 8번홀에서 파 퍼트를 성공한 후 다음 홀로 이동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코리안 탱크’ 최경주(46·SK텔레콤)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9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월에만 톱5에 두 차례 오르는 등 ‘탱크’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노던트러스트 오픈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버바 왓슨(미국·15언더파 269타)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경주는 이달 초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에 오른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1타 부족해 우승 기회를 놓쳤다. 지난주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는 3라운드에서 컷 탈락했지만 2주 전 끝난 피닉스 오픈에서는 마지막 날 4타를 줄여 공동 17위에 올라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경쟁자 그룹에 최경주의 이름이 있었다. 마지막 9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PGA 투어 통산 9승 기회는 날아갔지만 성과는 있었다. 한 달새 두 차례 톱5.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준우승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아쉬움만 가득한 후반 라운드였다. 1번홀(파5)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최경주는 2번홀(파4)에서 벙커 위기를 잘 넘기더니 3, 4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6번홀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최경주는 공동 5위에서 기어이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그러나 후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번홀(파4)에서 또 다시 벙커샷을 홀에 잘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한 최경주는 11번홀(파5)에서도 나무 사이를 뚫고 샷을 해야 하는 위기를 잘 이겨내고 타수를 지켜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라는 격언은 이날만큼은 최경주를 피해갔다. 이어진 12번홀(파4)에서 버디가 아닌 보기를 적어내 선두 자리에서 밀려났고,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잃고 공동 5위까지 내려갔다.

뒷심 부족으로 우승은 좌절됐지만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리우 올림픽 출전과 마스터스 참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주 세계랭킹 133위였던 최경주는 이번 대회 공동 5위로 10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오는 7월 11일까지 상승세가 이어져 꾸준하게 상위권을 밟으면 8월에 열리는 올림픽에 코치가 아닌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최경주의 최근 활약만 보면 지난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 9개월 동안 잠잠했던 우승 물꼬를 다시 틀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승 한 방이면 바라던 목표가 다 이뤄진다. 올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지난해 출전하지 못했던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무대도 다시 밟을 수 있다.

최경주의 부활은 의미가 크다. 개인의 영광이 우선이겠지만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젊은 후배들이 힘을 얻는다.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는 태산같이 필드 위에 우뚝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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