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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리그는 ‘라이언킹’ 이동국(35·전북 현대)을 위한 무대였다.
이동국은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MVP를 수상했다. 수원 삼성의 산토스, FC서울의 차두리가 이동국과 경쟁했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동국에게 K리그 MVP는 올해가 세 번째다. 2009년, 2011년에 이어 3년 만에 가장 높은 자리에 복귀했다. MVP 최다 수상 기록도 새로 썼다. 순금 트로피와 함께 상금 1000만원도 함께 받았다.
올시즌 이동국은 축구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나이(35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올시즌 31경기에 나서 13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북이 압도적으로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시즌 막판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찍 마감하는 바람에 득점왕은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와 MVP 트로피는 득점왕을 놓친 아쉬움을 말끔히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이동국의 존재감은 단순히 기록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나이를 먹으면 팀 내에서 쫓겨나다시피 밀려나는 흐름 속에서도 이동국은 굳건했다. 밀리지 않는 기술과 체력으로 쟁쟁한 후배 및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이겼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팀내 고참이자 리더로서 팀의 중심을 잡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기둥으로 자리했다. 실력이나 멘탈 모두 그는 전북의 중심이었다. “이동국이 42살까지 내 옆에 있어야 한다”는 최강희 감독의 무한신뢰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이동국은 이날 시상식에서 MVP 뿐만 아니라 팬들이 직접 뽑은 ‘아디다스 올인 팬타스틱 플레이어’와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선정돼 트로피를 3개나 품에 안았다.
이동국은 MVP 수상이 확정된 뒤 “막내아들 태명이 ‘대박이’었는데 진째 올해 대박 난 것 같다. 전북에서 통산 100번째 골을 넣었고 막내아들도 태어나 5명의 아버지가 됐다. 많은 것을 희생하고 5명이나 낳아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동국은 선배인 김남일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김남일 선수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팀이 잘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내년 시즌에도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베스트 11에는 이동국과 산토스(수원. 이상 공격수), 임상협(부산), 고명진(서울), 이승기, 한교원(이상 전북. 이상 미드필더 부문), 차두리(서울), 윌킨스(전북), 김주영(서울), 홍철(수원. 이상 수비수 부문), 권순태(전북. 골키퍼)가 이름을 올렸다.
프로 경력 3년 이하, 23세 이하 선수 가운데 최고의 기량을 뽐낸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스상은 김승대(포항)가 차지했다.
프로 2년차인 김승대는 올 시즌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10골 8도움을 기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쳐 한국이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포항은 2012년 이명주, 2013년 고무열에 이어 3년 연속 최고의 영플레이어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감독상은 전북의 우승을 이끈 최강희 감독에게 돌아갔다. 2009년, 2011년에 이어 3번째 감독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