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박은별 기자I 2013.12.30 12:30:48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두산 팬들에게는 또 한 번 죄송하다. 하지만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NC 이혜천이 이면 계약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NC로 이적한지 한 달만에 논란의 중심에 선 그는 먼저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혜천은 30일 전화통화에서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두산 팬들에게는 예전부터 미안한 마음이 늘 있었고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두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친정팀에서 부활을 노려봤지만 지난 3년 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다. 이혜천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며 두산은 ‘좌완 불펜 부재’라는 무거운 숙제를 풀지 못했다. 그가 문제 해결에 앞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먼저 전한 이유다.

이날 오전 이혜천과 전 소속팀 두산의 이면계약 사실이 알려졌다. 선수와 구단의 다년계약, 이면 계약은 이미 프로야구계의 공공연한 사실로 인정됐지만 수면 위로 문제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혜천이 일본에서 뛰다 다시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 온 2010년 겨울, 두산과 4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5000만원에 옵션 1억5000만원이 당시 진짜 계약 내용. 그러나 팬들에게 알려진 두산의 발표 내용은 연봉과 옵션이 모두 같은 1년 계약이었다. 해외 복귀 선수는 다년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야구규약에 명백히 어긋나는 일이었다.

3년간 꽁꽁 숨겨왔던 이 일은 이번 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밝혀지게 됐다. 두산이 이혜천을 2차 드래프트를 위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뺏고 결국 이혜천이 NC로 이적하게 되며 계약기간인 4년 중 남은 계약 기간 1년에 대한 계약금과 연봉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번 논란이 불거져나왔다.

이혜천은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알려진 내용 그대로다. 현재 두산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혜천은 호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27일 다시 한 번 두산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이혜천은 “두산 쪽의 입장은 1년 남은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것같다. ‘이렇게 된 것에는 네 잘못도 있지 않냐’고 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미 계약은 한 것이고 계약서 조항에도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남은 돈을 돌려줘야한다는 부분은 없었다. 또 두산은 NC로부터 규정대로 3억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법적으로는 내가 다시 돌려줘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계약서나 법적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니까 도움을 받아 대응을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두산 관계자와 언제 다시 만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혜천은 “답답하고 멍하다. NC로 이적한 것에 대해서 기분좋게 생각하고, 김경문 NC 감독님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첫 출발부터 삐걱대 아쉽다. 최대한 빨리,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짓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팬들에게는 (논란을 만든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산 측은 “이면 계약을 한 것에 대한 건 우리의 잘못이다. 하지만 선수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내년 시즌 NC에서 받게 될 연봉, 우리에게 받을 연봉 등 차액을 어떻게 보전할 건지, 또한 내년 시즌 2군에 있게되면 어차피 연봉 3억5000만원은 다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할건지 상의 해보려고 했다.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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