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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보다 우려가 큰 시즌 초반이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것이 지난 해 처음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상대의 견제, 분석이 강해질 수 밖에 없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직전 당한 부상 탓에 지난 해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시각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그런 우려를 씻어내기 충분했다. 그 중심엔 ‘두 개의 포크볼’이 있었다. 포크볼을 밑으로 떨어지는 볼과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두 가지 종류로 나눠 던진다는 것이다. 지난 해와 크게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작년에도 간혹 옆으로 휘는 포크볼이 있긴 했으나 이는 손에서 포크볼이 빠지면서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 볼이라는 것이다. 올해는 의식하고 두 가지 종류의 포크볼을 나눠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상은 “같은 포크볼인데 그립을 조금 다르게 하고 던지고 있다. 작년에는 공이 빠지고 잘 채지지 않을 때 포크볼이 슬라이더처럼 옆으로 휘었다. 계속 포크볼을 던지다가 안 될 때 그런 공이 나왔다면 지금은 느낌을 다르게 해서 의도하고 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포크볼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구처럼 오다가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만으로도 충분히 상대에게 위협적이다. 최형우(삼성), 최희섭(KIA) 등 타팀 4번 타자들도 그의 포크볼엔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떨어지는 포크볼이라는 좋은 무기를 갖고 있던 그가 왜 또 다른 포크볼을 장착하게 된 걸까.
그는 2년 전 캠프 때만 해도 직구 최고 스피드 시속 155km를 목표로 삼았다. 직구가 좋아야 포크볼도 그 위력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피드를 올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부상도 겹쳤다. 때문에 직구 스피드에는 욕심을 조금 버리는 대신 포크볼로 또 다른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그게 바로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성 포크볼이다.
그는 “생각보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고 지금 상황에선 스피드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만 생각하면 더 안 좋은 결과만 있을 것 같아서 직구 대신 변화구에 변화를 줘봤다. 전에는 포크볼을 땅바닥에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한다는 생각이었다면 이젠 포크볼도 직구처럼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해서 카운트를 잡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경기였던 26일 한화전에서 슬라이더성 포크볼에 대한 감이 제대로 잡혔다고 했다. 그는 이날 경기서 8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 호투했다. ‘두 개의 포크볼’을 제대로 장착한 그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