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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KBO리그 KIA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봉중근은 지난해 여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올해 화려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재활 도중 어깨 통증이 재발하자 결국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봉중근은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를 받은 주인공은 김정민 코치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봉중근을 아낌없이 도왔던 은인이었다.
봉중근은 “김정민 코치님이 2007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공을 받아주시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봉중근의 공식 은퇴식은 경기가 끝난 뒤 펼쳐졌다. 그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팀 고참 박용택과 이동현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어 어머니 김숙자 씨가 등장하자 봉중근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입었던 등번호 ‘51번’ 유니폼도 구단에 반납한 봉중근은 텅 빈 그라운드에서 마운드에 홀로 섰다. 전광판에서는 그의 야구인생이 담긴 기념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을 담담하게 지켜보던 봉중근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나오자 다시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흘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LA 다저스)과 오승환(콜로라도)도 선수 인생을 마치는 봉중근을 위해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봉중근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관중석을 지킨 팬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봉중근은 “나는 정말 행복한 선수였다.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며 “이제 더이상 마운드에서 서지는 못하겠지만 언제 어디서든 야구와 함께 하겠다. 우승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마음이 아쉽고 죄송하지만 동료들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 생각한다. 팬들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이크를 잡은 그의 손과 목소리는 한없이 떨렸다.
봉중근은 팀 동료들로부터 헹가레를 받은 뒤 기념촬영을 끝으로 아쉬움 가득했던 은퇴식을 모두 마쳤다. 마침 이날 LG는 마무리 투수의 난조로 패했다. 그래서 LG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봉중근의 퇴장은 더욱 아쉬움이 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