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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이 생애 최초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이다. 유아인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내달 열리는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영화다.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6년 제작 소식이 알려졌던 이 작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했다. 그 사이 유아인은 군 입대 여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다섯 차례 신체검사 끝에 그는 지난해 6월 골육종으로 면제 처분을 받았다. ‘버닝’은 그 이후 첫 작품이다.
유아인은 출연 이유로 이창동 감독을 꼽았다. “어릴 적부터 이 감독의 작품을 보며 자랐다”는 그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를 하면서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고 전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버닝’은 그에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상황과 감정 묘사가 섬세한 시나리오는 “한 편의 소설을 보는 기분”이었다. 대사도 많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영화가 만들어져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틀에 짜인 시나리오와 비교해 자유롭게 느껴졌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만큼 색다른 유아인도 만날 수 있다. 망나니 재벌3세를 연기한 영화 ‘베테랑’(2015)을 비롯해 ‘사도’(2015)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밀회’(2014), ‘육룡이 나르샤’(2015) 등 그에게 성공을 안겨준 작품 속 캐릭터는 대체로 극적인 요소가 짙었다. ‘버닝’ 속 종수는 그의 설명처럼 “평범한 청춘 같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이창동 감독은 “내면에 엄청난 것이 있지만 겉으론 무력하고 감정이 억제된 청년이다. 그 안에서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감정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담는다. 오는 5월 17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