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유럽팀 상대할 해법 찾았다"

송지훈 기자I 2009.09.05 22:54:32
▲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김정욱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호주(감독 핌 베어벡)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데 데 대해 기쁨과 함께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5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유럽팀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전반4분 박주영이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전반20분(이정수)과 후반41분(설기현) 잇달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후비수 패트릭 키스노르보가 한 골을 만회한 호주를 3-1로 꺾었다. 이로서 허정무호는 출범 이후 첫 경기였던 칠레전(0-1패) 이후 25경기 연속 무패(12승13무)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 또한 5승8무6패로 한 발짝 따라붙였다.
 
강호 호주를 맞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해 허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고, 특히나 패스타이밍과 공간 활용에 우위를 보인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어 "호주는 탄탄한 수비와 유럽 수준의 체격조건을 겸비한 팀"이라며 "유럽 팀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허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패스'와 '순간적인 움직임'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그는 "호주 선수들은 체격이 좋고 태클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몸싸움에도 능했다"며 "체격을 동반한 압박이 위협적인 만큼 상대가 다가오기 전에 미리 패스할 것과 상대 선수들의 순간 동작이 다소 늦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 골 또한 이러한 지시를 선수들이 충실히 이행한 결과였다"면서 "좀 더 빠른 패스워크와 더욱 날카롭게 배후공간을 파고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선발과 교체멤버로 활약한 10명의 해외파 선수들에 대해 허 감독은 "대체적으로 잘들해줬다"며 합격점을 줬다. 이어 "설기현, 김남일 등은 오랫만에 경기에 나선 탓인지 초반엔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무엇보다도 팀과 함께 하려는 자세가 돋보였다"며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지성을 여러 포지션에 기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자리에서든 전혀 부족함 없는 경기력으로 팀을 리드했다"고 극찬했다. 이날 박지성은 전반 초반 왼쪽 날개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며, 후반 들어 중앙미드필더, 우측면 미드필더 등 다양한 자리를 소화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최종 예선 기간 중에는 측면 자원이 많지 않아 부득이하게 박지성을 왼쪽에 고정시켰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이어 "최종예선 기간 중엔 염기훈이 부상이었고, 이승현과 같은 자원들도 없었다"는 부연 설명을 덧붙이며 "앞으로는 상황에 따라 박지성을 가운데와 측면에서 두루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날 선발 출장해 전반45분을 소화한 이동국에 대해서는 "잘했지만 아직은 모자라다"며 여운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동국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획했던 대로 절반 정도의 게임만 소화하도록 지시했다"고 운을 뗀 그는 "선수 자신에게도 직접 이야기해줬지만, 지난 경기에 대해 몸싸움, 몸놀림 등이 상당 부분 나아졌다"는 칭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수준이 아니며, 좀 더 해줘야 한다는 뜻도 함께 전달했다"고 덧붙여 '당근' 뿐만 아니라 '채찍'도 제공했다.
 
아시아의 신흥 강호 호주를 산뜻하게 격파하며 신바람을 낸 한국축구대표팀은 10월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통해 26경기 연속 무패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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