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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선수들이 김호철 감독에게 붙여주고 싶은 별명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28일 일본 나고야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김호철 감독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선수들은 처음에는 “큰일 난다”며 주저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단어들을 쏟아냈다.
팀 고참인 김희진(33)은 ‘감독님’이라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의미가 인상적이었다. 김희진은 “감독님은 배구계에서 감독을 오랫동안 하셨다. 제가 처음 배구를 접했을 때부터 김호철 감독님은 늘 감독님이었다. 이제는 김호철이라는 이름 뒤에 감독님이라는 직책이 붙지 않으면 뭔가 어색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감독과 50살 차이인 막내 김세율(19)은 ‘에너자이저’라는 참신한 답변을 내놨다. 김세율은 “감독님께서 나이가 있으신 데도 체력이 정말 좋으시다. 뭐든 저희와 함께하려 하신다. 긍정적인 의미다”라고 미소 지었다.
최정민(22)은 김 감독의 장난기 있는 모습에 주목해 ‘장난꾸러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처져 있을 때 감독님께서 장난을 치셔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 하신다”며 “특히 ‘아재개그’를 자주 하신다. 그런데 저희가 듣다 보면 ‘엥’ 할 때가 많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육서영(23)은 흥미로운 별명을 붙였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 중 하나인 ‘버럭이’를 언급했다. 영화 속 버럭이는 열을 많이 받으면 머리 위에서 불꽃이 치솟기도 한다. 육서영은 “평소엔 괜찮으신데 가끔 순간적으로 욱하실 때가 있다”면서 “그런 모습들을 미뤄봤을 때 버럭이 캐릭터가 떠오른다”고 전했다.
김채원(27)은 ‘레이저’라고 답했다. 그는 “저희가 실수하면 감독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다. 제 눈앞까지 레이저가 다가오는 느낌이다”라며 “실수하더라도 조금만 부드러운 눈빛으로 저희를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명 세터 출신인 김 감독은 특히 세터 포지션 선수들을 엄격하게 가르친다. 세터들의 의견은 어떨까.
우선 김하경(28)은 ‘열정맨’이란 표현을 썼다. 이어 “감독님은 배구 열정이 넘치신다. 열정적으로 가르치신다”며 “그래서 가끔 화도 지나치게 내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김윤우(20)는 ‘밀당남’이라고 했다. 그는 “혼냈다가 격려했다가 이런 느낌으로 밀고 당기시는 걸 많이 하신다”면서 “그런데 밀고 당길 때 온도 차이가 심하다. 마성의 남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로 팀에 합류한 천 신통(30·중국)은 ‘활력’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시범도 자주 보여주시고 옆에서 직접 가르쳐주시는 것도 많다”며 “함께 훈련할 때면 감독님 연세보다 훨씬 활력이 있다고 느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