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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23일 아침, 우리 모두 승리의 태양을 맞이할 것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최종 예선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서울 시청 앞 광장(이하 서울광장)은 어둠이 깃들면서 차츰 붉은 악마들이 뿜어내는 열정으로 환해지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와의 최종 예선전이 열리는 시간은 23일 새벽 3시30분. 그러나 22일 점심시간 이후부터 서울광장은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과 붉은 악마들로 광장의 푸른 잔디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22일 오후 11시까지 서울광장에는 경찰추산 약 1만명의 시민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나이지리아전을 기다렸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경기가 새벽에 열리는 것을 감안해 돗자리와 담요 등을 갖추고 나와 새벽 추위에 대비했다.
또한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 때와 달리 야참을 챙겨와 마치 심야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도 많았으며 붉은색 티셔츠가 아닌 양복 차림의 회사원들도 귀가 하지 않고 나이지리아전 응원을 위해 서울광장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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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들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최원범(KSS해운)씨는 “일본에서 거래처 손님이 왔는데 색다른 이벤트를 생각하다 회식 후 서울광장 월드컵 응원에 동참했다”며 “서울광장의 열정적인 분위기에 일본 손님들도 만족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와 같이 서울광장을 찾은 켄지 나카무라(수미스호 글로벌 로지스틱스)씨는 “한국이 그리스전 승리의 기운을 이어받아 일본도 카메룬에 이겼던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이 함께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씨의 또 다른 일본 거래처 손님인 모토노부 요시미(수미모토 코퍼레이션)씨는 “한국의 월드컵 응원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참여하는 반면 일본은 젊은층만의 축제 같다”며 “일본과 다르게 무척 다양한 사람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 같다”고 서울광장 응원전에 동참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광장에 경기시작 대 여섯시간 전부터 모인 이들 중에는 대학생들이 단연 많았다. 장진호(성균관대 4학년)군은 “과 축구동아리 후배들과 함께 먹을 것을 싸들고 오후 8시께 서울광장에 왔다”며 “모두들 잠을 많이 자 새벽응원을 대비했다”고 밝혔다.
옥경화(아주대 3학년)양 역시 “동아리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 왔다”며 “이청용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골을 넣어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기고 16강에 진출하도록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나이지리아전이 23일 새벽에 열림에도 불구, 서울광장에는 약 5만 명 정도의 시민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