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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첫사랑(CSR) 멤버들이 지난 2일 방송한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뒤 밝힌 감격의 수상 소감이다.
첫사랑은 지난 7월 미니앨범 ‘시퀀스 : 7272’(Sequence : 7272)로 데뷔한 팀이다. 이들은 데뷔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 방송 1위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발표한 싱글 ‘시퀀스 : 17&’(Sequence : 17&) 타이틀곡 ‘러브티콘’(♡TiCON)이 이들에게 첫 1위의 기쁨을 안겼다.
첫사랑의 ‘뮤직뱅크’ 1위는 중소 기획사가 제작한 아이돌 그룹, 이른바 ‘중소돌’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신인 걸그룹 경쟁은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 아이브(스타쉽엔터테인먼트), 뉴진스(하이브), 르세라핌(하이브), 엔믹스(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이 론칭한 팀들의 앨범 활동이 활발해 경쟁 열기가 뜨거웠다.
그렇게 형성된 신인 걸그룹 열풍 속 ‘중소돌’이 빛을 보기가 어려웠다. K팝 팬들의 이목이 탄탄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물량공세와 글로벌 팬덤 확보를 위한 전방위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대형 기획사 소속 팀들에게 쏠리다 보니 주목을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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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결국 ‘뮤직뱅크’ 1위 자리를 꿰차는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음반과 음원 점수는 얻지 못했으나 방송 횟수 점수로 6324점을 따내며 총점 4486점을 기록한 윤하의 역주행곡 ‘사건의 지평선’을 2위로 밀어냈다.
첫사랑의 1위 등극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주요 음악 플랫폼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한 곡이 ‘뮤직뱅크’ 1위를 차지한 것을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일부 존재했다.
하지만 점차 ‘중소돌’ 한계 극복을 위해 부지런히 발로 뛰어다닌 멤버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의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정한 행위로 1위에 오른 것이 아니라 방송 횟수 점수가 존재한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잘 이용해 성과를 낸 것이기 때문이다.
첫사랑은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청순 계열 걸그룹 계보를 이으며 아이돌 시장의 다양화에 일조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청순 계보를 잇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 7명 전원을 17세 동갑내기로 구성해 소녀들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를 한결 더 진정성 있고 생생하게 다룬다는 점은 이들의 존재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이제 첫사랑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음원 파워를 키우는 것이다. 첫사랑이 롤모델로 꼽는 여자친구는 음원 차트에서 연달아 파란을 일으키며 ‘중소돌’의 기적 드라마를 박수받으며 써낸 바 있다.
‘뮤직뱅크’ 1위로 팀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첫사랑이 앞으로 어떤 행보와 전략으로 음원 파워를 키우고 존재감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