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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16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감바 오사카는 지난해 정규리그, 일왕배, 나비스코컵까지 휩쓰는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K리그 FC서울을 1, 2차전 합계 3-6으로 물리쳤다. 최근 J리그에서도 내리 4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 만만치 않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독주체제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19승5무6패 승점 62점으로 2위 수원 삼성(승점 54점)을 무려 8점 차로 앞서고 있다.
▲부담스런 원정. 그래도 유리한 쪽은 전북
전북은 지난달 26일 전주 홈에서 열린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0으로 비겼다. 90분 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했다.
안방에서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실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것은 큰 수확이었다. 전북은 만약 원정 2차전에서 1골 이상 넣고 비길 때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물론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 전북이 패하면 탈락하게 된다. 2006년 이 대회 우승 이후 9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전북으로선 신중하게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마저 떨어지게 되면 K리그는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고 전멸하게 된다.
전북은 얼마 전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감바 오사카와의 8강 1차전을 포함, 최근 7경기 중 4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이 전혀 말을 듣지 못했다. 최근 경기에서 전북다운 강력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즌 도중 중국으로 짐을 싸서 떠난 에두의 빈자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12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닥공’이 다시 살아났다. 전북이 한 경기 3골 이상 터뜨린 것은 지난 7월 11일 정규리그 이후 두 달여만이었다. 이동국(36), 이재성(23), 레오나르도(29) 등 주축 공격수들이 모두 골 맛을 봤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 경기 승리를 통해 전북은 승점 3점은 물론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이제 심리적인 부담이나 위축 없이 당당히 일본 원정에 나설 수 있다.
▲1차전 깜짝카드는 최철순. 2차전은 누구?
지난 1차전은 공격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수비에선 만점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최철순(28)이 상대 에이스 우사미 다카시(23)를 꽁꽁 묶었다.
우사미는 바이에른 뮌헨, 호펜하임 등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일본내 정상급 공격수다. 뛰어난 개인기와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올시즌 J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통합 22골을 기록 중이다.
2차전은 사정이 다르다. 일단 우사미가 출전하지 못한다. 우사미는 1차전에서 이재성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나올 수 없다. ‘K리그 킬러’로 불릴 정도로 K리그 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우사미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전북에게 큰 호재다.
2차전은 전북에게 있어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다. 공격에 더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 전북 공격의 핵심은 이재성이다. 슈틸리케호 대표팀에도 핵심멤버로 성장한 이재성은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3골 차 완승을 이끌었다. 전북 에이스로 손색없는 최근 활약이다.
감바 오사카도 이재성을 집중마크 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재성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될수록 이동국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더 많이 찬스가 생길 수 있다. 이재성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패싱능력도 뛰어나다. 올시즌 리그 득점과 도움이 각각 5개씩이다. 도움은 팀내 1위다. 이번 경기에서 이재성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