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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방자전' '시라노;연애조작단' '해결사' '부당거래'.
올해 개봉작만 4편에 내년에도 '칠광구'와 첫 주연작인 '위험한 상견례'까지 송새벽의 영화는 줄줄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상복도 터졌다. 부일영화상, 영평상, 대한민국영화대상과 영화감독들이 주는 디렉터스컷 어워즈까지 올해 거의 모든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쯤 되면 TV와 스크린을 통틀어 올해는 '송새벽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관객들이 이토록 그에게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 왜 송새벽인가
올해 송새벽을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려 놓은 작품은 영화 '방자전'. 이전 그의 필모그래피는 영화 '마더'에서 원빈을 취조하는 형사로 나온 게 전부다. 그러나 '방자전'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놨다.
극중 독특한 성적 취향을 지닌 변학도 역으로 분한 그는 단 한편의 영화로 충무로 최고 루키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무표정한 외양에 "내 목표는 뚜렷해요" "죽죠"와 같은 대사를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개성있는 억양의 전라도 사투리로 소화하는 모습은 변학도라는 캐릭터와 송새벽이라는 이름을 관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관객들이 송새벽에 열광한 이유는 이처럼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독특한 새로움에 근거한다. 평범한 외모에서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개성 가득한 모습은 기존 배우들과 중첩되는 면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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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친근함을 갖춘 외양은 관객들이 보다 쉽게, 한 걸음 더 바싹 그의 곁으로 다가앉게 했다.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그는 오랜만에 발굴한 보석같은 존재다. '방자전' 이후 주연작 '위험한 상견례'를 포함, 5편의 영화에 연달아 캐스팅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방자전' 이후 충무로에서는 '모든 시나리오가 송새벽에게 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배우 이병헌 또한 한 시상식장에서 송새벽을 함께 연기하고 싶은 남자배우로 꼽았을 정도로 그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내보였다.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은 "송새벽은 송강호 이후 최고의 발견"이라며 "독특한 말투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맞는 시나리오만 주어진다면 대성할 것"이라고 평했다. '시라노;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 또한 "작품에서 웃음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 '충무로 루키' 넘어 내년에도 열풍 이어갈까
그에게 있어 내년은 어쩌면 올해보다 더 중요한 해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보여 준 '감초 조연'의 모습에서 벗어나 `주연` 배우로의 생명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연기 패턴이 비슷하다는 일부 편견도 깨야한다. '방자전'에 이어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확실한 코믹 코드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후 출연한 '해결사' '부당거래' 등에서 앞서 출연한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익숙한 연기를 선보여 우려를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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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충무로 관계자는 "올해 송새벽 연기는 관객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에 성공적이었지만 지나치게 비슷한 연기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배우로서 생명력을 짧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라노;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 또한 "분명 결이 다른 데도 비슷해 보이는 연기에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열쇠"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즉 조금씩이나마 연기 변신을 통해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배우'임을 드러내는 게 지금의 그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 첫 시험대는 내년 상반기 개봉을 앞둔 그의 첫 주연작 '위험한 상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지역감정이 팽배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전라도 남성과 경상도 여성이 결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사투리 하나로 관객을 휘어잡은 송새벽에게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보여줄 수도, '식상함'이라는 꼬리표를 남길 수도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첫 주연작을 시작으로 2011년 그가 '충무로 루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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