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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리는 “방금 구금에서 풀려났는데, 그들은 저와 ‘트럼프’를 수색하고, 여권을 확인한 뒤 우리를 경기장에서 쫓아냈다”며 “모두가 우리를 유쾌하게 바라봤지만, 특정 보안요원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나머지 경기를 볼 수 없었고, 6명의 보안요원이 우리를 끌고 갔다”고 토로했다.
보안 요원이 그를 제재한 이유는 올림픽 경기장을 포함한 관람석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한다는 조항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과 같은 행위는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실제 이런 이유로,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란 메시지를 펼쳐 보인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마니자 탈라시(21)가 실격 처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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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단은 코앞에서 이런 짓을 벌이는 남성에게 욕설이나 쓴소리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단지 남성이 안 보이는 것처럼 먼 곳을 바라보며 외면할 뿐이었다.
한편 하워드 리는 구금됐다 풀려난 뒤에도 올림픽 폐막식에 김정은 코스프레 차림으로 나타나 캐릭터 ‘곰돌이 푸’ 인형과 함께 중국 대표팀에게 손을 흔드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워드 리는 수년 전 김 위원장으로 변장한 뒤 국제행사에 나타나 유명해졌다.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2019년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였던 베트남에 김 위원장 코스프레를 하고 나타났다가 베트남 경찰에 의해 추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