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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녹야’(감독 한슈아이)의 기자회견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집행위원장 직무대행)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 분)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을 대표하는 톱스타 판빙빙과 한국 배우 이주영의 색다른 시너지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퀴어 소재의 로드 무비로도 알려졌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지난 2007년에 신설된 부문으로,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녹야’는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올해 개최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앞으로 선보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영은 앞서 판빙빙이 그에게 영화 출연에 앞서 자필 손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판빙빙은 이에 대해 “사실 편지를 쓰는 그날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며 “사실 그날 제가 직접 손편지를 써야 하는데 말도 안 통하고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까 걱정했다. 그리고 과연 우리가 정말로 그녀를 선택하고 싶어한다는 것, 좋아한다는 걸 어찌 표현할까 고민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편지 쓸 때 굉장히 긴장됐다. 손편지를 여성 연기자에게 직접 써 감정을 전달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도 고민스러웠다. 너무 오버를 해서 쓰면 지나친 열정이 진정성을 깎아먹을 것 같더라. 마치 연애편지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편지를 중국어로 쓰는 게 한편으론 바보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그래도 여자가 여자에게 편지를 쓰는 건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으로 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덧붙였다.
‘녹야’ 출연 전부터 작품들을 통해 이주영을 이미 알고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판빙빙은 “한슈아이 감독님처럼 저 역시 이주영 씨의 영화 ‘야구소녀를’ 봤다”며 “이주영 씨가 나온 드라마도 봤는데, 거기서 보면 이 영화에서 맡은 역할과는 굉장히 다르더라. 드라마도 영화도 그렇고 주는 배우의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러던 어느 날 감독님이 주영 씨의 사진을 내밀었다. 그래서 ‘저 이 배우 안다고, 굉장히 귀여운 배우’라고 좋아했다”며 “근데 제가 나이가 열 살이나 더 많다고 해서 스트레스도 받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이주영 씨가 여러모로 이 영화에 불꽃을 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이미지라 생각했고, 그래서 손편지를 써서라도 주영이를 데려와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편지 말미에 하트도 많이 날렸다”고 귀띔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다른 한국 배우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주영 씨 말고는 없다”며 한결같은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