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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첫날. 김형태(42)는 1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이런 완벽한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에 만족한다”며 “이런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블랙스톤이천GC는 좁은 페어웨이와 까다로운 그린으로 악명이 높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번이나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토너먼트의 노하우도 쌓였다.
골프장 측은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코스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는 11mm로 맞췄고, 러프는 최소 36mm까지 길렀다. 그린스피드는 평균 3.3m로 유지해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코스를 세팅했다. 이 정도의 코스 상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 주 열리는 찰스 슈와컵 챌린지의 코스인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의 페어웨이 길이는 9.5mm로 큰 차이가 없었다. 매일 영업을 해야 하는 일반 골프장에서 이처럼 코스의 상태를 일정하게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페어웨이에는 디봇 자국이 널려 있는 골프장이 흔하고, 그린의 스피드를 3.0m 이상으로 유지하는 골프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골프장측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더욱 신경을 썼다. 임원택 블랙스톤이천GC 코스관리팀장은 “하루 이틀 관리해서는 이 같은 코스 상태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특히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잔디를 깎으면서 대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형태는 “뛰어난 코스 관리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여러번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코스 상태와 그린 관리, 대회 운영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국내 대회 최고 수준”이라며 “경기하는 것 자체가 신이 난다”고 힘줘 말했다.
선수들은 화끈한 버디 파티로 보답했다. 코스의 난도가 높았음에도 상위권에선 버디가 많이 나왔다. 김병준(37)은 대회 첫날 4번홀부터 8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챙겼다. 오후 3시 50분 현재 공동 선두로 나서는 발판이 됐다.
까다로운 코스 탓에 우승 경쟁은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 대결이 될 전망이다. 김병준은 “정확한 그린 공략이 승부가 될 것”이라며 “핀을 직접 보고 그린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김병준과 함께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낸 김태훈(33)은 퍼트의 중요성을 조금 더 강조했다. 그는 “그린에서 퍼트 실수를 줄이는 것이 남은 라운드의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