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사랑의 리퀘스트 참여 "나눔의 기적 보여드립니다"

김영환 기자I 2008.11.19 19:38:28
▲ 사랑의 리퀘스트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최경주 (KBS사진 제공)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 특집 '나눔의 기적-최경주와 100人의 천사' 기자 간담회가 19일 오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프로골퍼 최경주는 이날 '최경주재단'의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 "나눔의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사랑의 리퀘스트에 1억원을 기부한 소감을 간단히 밝혔다.

사랑의 리퀘스트 특집 방송인 '최경주와 100人의 천사'는 최경주가 쾌척한 1억원을 100명의 지원자들에게 100만원씩 나누어 주고, 이 100만원이 또 어떤 나눔으로 이어졌는지를 소개하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다음은 최경주와 일문일답.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 사랑의 리퀘스트 프로그램명을 보고 '사랑'이란 단어에 감동 받았다. 사랑없이는 아무 것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기부는 예전부터 꿈꾸던 일이다. 1993년부터 우리 주변의 자그만 지역사회나 멀리 아프리카 등지까지 조금씩 해오던 일이다. 이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밑거름이 됐다. KBS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참여한 100명의 사람들이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더 나아가 방송을 통해 기부문화가 더 널리 홍보되었으면 한다.
 
-최경주에게 기부의 의미는 뭔가.
▲ 나 혼자 스스로 이룬 것이 없다. 골프를 하면서 완도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미국으로 건너갈 때마다 모든 길에 지인들이 내 인생의 가교 역할을 해줬다. 이들을 통해 겸손이란 가치를 배웠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계단처럼 한 계단씩 오르고 내려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내가 이룬 것은 내가 받은 많은 사랑에 비하면 한참 모자르다. 재단을 통해 많은 베품을 갖고, 더 많은 분이 참여하게 되는 게 내 목표다. 나눔의 기쁨은 말보다 실제로 하는 것이 더 즐겁다. 지역사회와 아이들이 꿈꾸는 걸 보면서 나도 꿈이 생긴다.
 
-재단이 설립된 지 1년 남짓 됐다.
▲ 아이들의 복지와 골프를 통한 나눔이 주요 사업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게 제1 목표다. 공부방에 필요한 책이나 물품을 넣어주는 일부터, 더욱 번창하게 되면 복지관이나 체육관을 짓고 싶다.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점차 정착하게 된다면 골프교실을 열어 내가 배웠던 모든 것을 전수하도록 하겠다.
 
-문근영이 기부로 구설수에 올랐는데.(웃음) 혹 구설수에 오를 일은 없는가.
▲ 큰 호수라도 기름을 뿌리면 밑이 안 보이게 된다. 나는 감추는 것이 없다. 골프는 참 깨끗한 스포츠다. 들어가면 이글, 버디고 안들어가면 보기, 더블보기다. 나도 골프를 치며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더러 악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기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몸조심하며 성실하게 살아 되려 (악플을) 쓴 사람이 부끄러울 수 있도록 늘 열려 있는 마음을 갖겠다.
 
-악플을 본 적 있나.
▲ 있다. '네가 골프선수냐? 조폭이지'라는 글이었다.(웃음) 제 팬 분이 '너나 잘해'라고 응수해 주셨다. 골프생활을 25년간 했는데 참 좋게 봐준 것 같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갚을 방법이 없다. 열심히 해서 운동으로 보답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행은?
▲ 많다. 팬레터를 받으면 감동 받는다. 도움을 줬던 아이가 청년이 돼서 군대에 갔다. 거기서 편지를 보내왔다. 자신이 경험해보니, 참 대단한 것 같다, 감사하다, 이런 내용이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아이들이 '소니 오픈'을 우승하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그걸 나중에 보고 감명받았다. 아이들은 모르지 않나? 하와이에서 열린 대회인데, '추운 날씬데 우승하세요' 이렇게 보내왔다. 이런 것들이 다 추억이 되고 힘이 된다.
 
-인간 최경주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나?
▲ 만약 죽음을 맞이 한다면, '최경주는 열심히 산 사람이다, 골프를 통해 많은 일을 했다, 진정한 스포츠맨이었고 진정한 사람이었다', 이런 소리가 듣고 싶다.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좋았는데.
▲ 초반에 페이스가 좋아 기대치가 높았다. 1승 후에 잠잠했는데 이게 교훈이 됐다고 생각한다. 4년 후를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다. 운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다한 훈련이 엉덩이 쪽 인대 손상을 불러왔다. 몸이 안 좋으니 폼이 계속 바뀌었다. 지금은 괜찮다. 거의 회복단계다. 3~4년 내에 메이저 대회 정상 도전을 꿈꾼다. 그 전에 겪어야 할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남은 일정은.
▲ 주말 출국 한다. PGA 스킨스 게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선수로는 최초의 참가인데, 남아공에서 열리는 대회라 25시간이 걸리지만 가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LG가 스폰서로 잡혀있다. 4년 전부터 줄곧 요청했지만 거절했는데, 불러 주는 곳이 있으면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거 우즈와의 친분으로 쉐브론월드챌린지에도 나간다. 2개 대회를 통해 탑 10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계획은.
▲ 9년간 PGA투어를 하면서 숏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다. 드라이버 자체가 안 되니 장타에만 신경을 쓰게 됐다. 이번 브리티시 오픈 때 숏 게임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숏 게임을 정복해야만 우승할 수 있다. 몸도 잘 만들어야겠지만, 숏 게임에 더욱 정진해 좋은 성적 내겠다. 메이저 대회가 목표다. 물론 성적이 안 나올 수도 있다.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한편, 최경주와 함께 한 '최경주와 100人의 천사'는 22일 오후 5시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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