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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8강전에서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13위)에게 절반승을 거뒀다.
라그바토구는 세계랭킹은 낮아도 이날 경기 전까지 허미미에게 3승 무패를 거둔 ‘천적’이다. 허미미는 작년과 재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라그바토구에게 패했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맞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허미미는 가장 크고 중요한 무대에서 천적을 꺾고 4강에 오르면서 목표인 금메달 획득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허미미는 초반부터 업어치기를 경기를 주도했다. 반면 라그바토구는 허미미의 기세에 눌려 수비에 급급했다. 이로 인해 지도 2개를 받고 반칙패 위기에 몰렸다.
허미미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라그바토구는 경기 종료 1분여전 뒤로 몸을 눕히면서 상대 배에 발을 대고 뒤로 넘기는 배대뒤치기를 구사했다. 다행히 허미미는 등으로 떨어지지 않아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발로 복부를 가격당하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그래도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선 허미미는 경기 종료 약 15초를 남겨두고 기습적인 안다리를 걸어절반을 따내 승리를 일궈냈다.
앞서 허미미는 32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고 16강에선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10위)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두 선수 모두 지도 2개를 받은 상황에서 연장전(골든스코어)에 접어든 허미미는 과감하게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움츠러든 상대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 지도 3개째를 받아 반칙패했다.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동포인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2022년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기도 한 허미미는 올해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29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