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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 유쾌한 매력으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배우 배정남. 이젠 새로운 수식어를 붙여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바로 ‘애국자’다. 영화 ‘영웅’에서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을 갖춘 독립군 최고의 명사수 조도선 역을 열연한 배정남은 촬영 이후에도 마치 독립운동가의 삶을 이어가듯 애국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힙한 패션 아이템을 수집하던 배정남은 어느새 옛 태극기를 하나둘 모으고 있고, 역사책을 뒤져가며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짖던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찾아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들의 업적을 설파하곤 한다.
배정남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자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이 영화 ‘영웅’을 촬영하면서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잠시나마 스크린 속에서 독립군 역을 연기하다 보니 그들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직접 느꼈고, 매일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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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빈티지 아이템에만 관심이 많았는데요. 영화 ‘영웅’을 촬영한 뒤부터는 태극기에 자꾸 눈이 가서 수집하고 있어요. 현재 1950년대 태극기를 스무 장 정도 보유 중인데요. 일제강점기 시절 태극기는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귀중해서 대부분 박물관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1950~1960년대 태극기를 본격적으로 수집하게 됐어요. 집에 태극기 엄청 많습니다. 하하.”
배정남은 역사 공부에도 푹 빠졌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에서 독립운동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고, 여유가 될 때면 역사책을 찾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고. 심지어 배정남은 인터뷰 도중 취재진을 향해 “안규홍 의병에 대해 아는 분 있냐?”고 자신 있게 물을 정도였다. 그만큼 역사에 진심이었다.
“예전에는 그냥 잡지책이나 들춰보고 그랬는데, ‘영웅’을 찍고 난 뒤엔 관심사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최근엔 우리나라 최초의 머슴 출신 의병대장인 안규홍 의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안담사리’라는 책도 있고 웹툰도 있더라고요. 이 분이 신기한 게 안중근 의사와 태어난 해와 돌아신 해가 같아요. 머슴 출신이다 보니 양반들이 처음엔 ‘네가 무슨 독립운동이냐’고 그랬지만, 훗날엔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은 분이라고 해요. 그분의 삶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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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대본을 처음 열어봤을 때 이런 작품과 캐릭터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가슴이 뜨겁더라고요. 사실 비슷비슷한 캐릭터만 들어오다 보니 기존 캐릭터에서 선을 확 넘어버리면 부담스럽기 마련이거든요. 제 주제를 아니까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배정남이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네?’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드린 것 같고,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만족감이 큽니다. 이제 어디 가서 배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끝으로 배정남은 ‘영웅’을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우리 민족은 정말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영웅’입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께 ‘아바타: 물의 길’도 좋지만, ‘영웅’도 함께봐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한국 사람이라면 ‘영웅’을 꼭 봐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