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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홀(파4) 그린 주위에서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볼을 핀 1m 거리에 붙이자, 홍란을 보기 위해 모인 40여 명의 팬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1m 파 퍼트를 놓쳤지만 홍란은 아쉬워하기보다는 환하게 웃었다. 이날 1오버파를 쳐 2라운드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예상 컷 오프에 1타가 모자란 홍란은 자신의 정규투어 마지막 홀이 될지도 모르는 18번홀에서 끝까지 환한 미소를 보였다.
경기를 끝내자 KLPGT 강춘자 대표이사와 홍란의 메인 스폰서 삼천리의 유재권 대표가 꽃목걸이와 꽃다발을 건넸다. 홍란은 자신을 응원 온 지인, 팬들과도 즐거운 얼굴로 사진 촬영을 했다.
2005년부터 KLPGA 투어에서 활동한 홍란은 지난해까지 시드를 한 번도 잃지 않고 17년 동안 활동했다. 358개 정규대회에서 1047라운드를 뛴 그는 KLPGA 투어 최초로 1000라운드 출전 기록을 달성했고 4승을 거뒀다. 최다 출전 경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다·최초 수식어를 갖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 더 행복하다”며 “내 꿈이자 삶이었던 대회를 17년간 뛰고 마지막을 맞은 이 순간, 웃으면서 행복하게 끝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이날 1번홀부터 너무 떨렸다는 홍란은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드라이버 샷 뒤땅도 치는 등 다양한 샷을 구사했다”며 크게 웃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행복하게 경기한 적은 처음이었다며 행복한 마무리를 했다고 거듭 덧붙였다.
홍란은 후배들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후배들이 홍란을 보러 가야 한다고 부리나케 움직였다는 말을 들은 그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며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주고 귀감이 됐다면, 그것보다 좋은 은퇴는 없을 것 같다”고 감동했다.
현재 삼천리 골프단 주니어 아카데미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그는 “다음주부터 모두가 부러워하는 백수의 삶을 산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할 일을 차근차근 찾아보겠다. 골프인으로서 계속 골프에 관련된 일을 하려 노력할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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