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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6', 소녀의 공포가 사회에 주는 울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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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I 2021.06.09 17:05:45

김서형, '여고괴담4' 후 15년 만에…"대본보고 결정"
이미영 감독 "'그것이 알고싶다' 사건보고 영감"
"시리즈에 애정 컸던 故 이춘연 대표, 빈 자리 황망"

(사진=‘여고괴담6’ 단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고(故) 이춘연 대표님은 ‘여고괴담’ 시리즈가 단순 자극을 주는 공포 영화가 아닌, 여학생의 상처와 눈물, 슬픔 그런 모든 것들을 ‘공포’란 장르적 산물로 표현한 매력적인 기획이라 하셨습니다. 그만큼 애정과 책임감이 대단하셨기에 이 시리즈를 계속 하고 싶어하셨고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를 통해 늦깎이로 장편 영화감독에 데뷔한 이미영 감독은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최신작을 연출한 소감을 묻자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이춘연 대표님의 빈 자리에 황망함을 느끼지만, ‘여고괴담’을 새 시리즈로 극장에 내걸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밝히며 이같이 답했다.

한국 공포 영화 계보에 한 획을 그은 ‘여고괴담’ 시리즈가 12년 만에 새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더욱 탄탄해진 각본에 우리의 실제 역사, 현실 속 상처들과 맞닿은 사회적 메시지, 배우들의 물오른 연기력을 담아 올 여름 극장가에 ‘호러 열풍’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는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 감독 이미영)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간담회에는 이미영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김서형과 김현수, 최리, 김형서(가수 비비)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여고괴담6’는 영화인회 이사장이자 제작사 대표로서 한국 영화계에 큰 공을 세운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최근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작이다. 앞서 ‘여고괴담4: 목소리’ 제작으로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이 감독은 지난 2015년 ‘비밀은 없다’ 이후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이춘연 대표와 손을 잡고 ‘모교’를 시작했다. 이는 이미영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미영 감독은 “늦은 나이에 연출에 입문했는데, 그것도 데뷔를 ’여고괴담‘이란 장르 영화로 하게 돼 부담감과 업계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두 가지 과제를 손에 들게 됐다. ’여고괴담‘ 자체가 매년 혹은 격년으로 정기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유도 ’여고괴담‘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만큼 쉽지 않고 각각 들어가야 하는 성취해야 할 요소가 꽤 많았기에 어떤 것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작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과거 은희의 서사와 현재 하영의 서사 두 여인의 사연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고 이 영화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영화를 여름 시장에 내놓게 되면서 이 영화가 새삼 공포영화가 맞구나란 자각을 새삼하고 있다”라며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당시는 장르적인 고려나 형식적인 공포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었다. 오히려 여학생들이 가진 사연, 학교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던 이야기들을 잘 찾아야 한다는 내용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콘티 작업을 하고 장소 헌팅을 하며 각 씬을 만들 때의 서스펜스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기 위한 구도들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하면서 아이디어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 또 아무래도 이번에는 이야기가 학생보단 은희라는 선생님에게 무게중심이 이동돼 있다 보니 학교 밖 상황, 은희의 상황에 맞게 학교가 아닌 다른 장소의 공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했다. 그런 면의 두려움들이 저를 계속 따라다녔다”는 고충도 덧붙였다.

김서형 김현수.
현재 각각 드라마 ‘마인’, ‘펜트하우스’로 안방극장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서형과 아역 김현수의 주연배우 조합, ‘산후조리원’ 등으로 인상적 연기를 펼친 신예 최리,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비비(김형서)의 첫 연기 도전 등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은희 역을 맡은 김서형은 ’여고괴담‘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 최초로 지난 2005년 ’여고괴담4‘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출연이라 눈길을 끌었다.

김서형은 “저는 4편 목소리에 출연했던 전적이 있어서 의아하긴 했다. 여고괴담 시리즈에 두 번 이상 출연한 배우들은 없는 걸로 아는데 제의를 주셨기 때문이다. ‘여고괴담’ 행보를 한 번 더 하면 어떨지 고민이 됐는데 시나리오를 한 번 읽고 하겠다 했을 정도로 안하면 후회될 것 같았다”라며 “현장에서 감독님과의 호흡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서 짧고 굵게 잘 끝낸 작품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현수는 “여고괴담 시리즈가 워낙 인기도 많고 그 전편의 팬들이 많았지만, 그렇다 해 부담이 크진 않았다. 다만 어떻게 하영 캐릭터를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2년 전에 촬영한 작품인데 감사하게도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을 때 영화도 함께 나오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와는 다른 캐릭터라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의 새로운 모습도 받아들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리도 “추억에만 존재하던 여고괴담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서형 선배님과 현수, 비비, 감독님까지 함께 촬영할 수 있어 매우 즐거웠다”고 언급했다.

이번이 첫 연기도전인 김형서는 “일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부담이 됐다. 제가 은근 새로운 시도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 걱정이 컸는데 추억에만 존재했던 여고괴담 캐스팅이란 이야기를 들으니 하늘이 나에게 점지해준 기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운명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만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느낀다. 다행히 동료 배우님들과 감독님이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너무 재밌었고 계속 지역에 머무르면서 그 곳을 알아가는 것도 즐거웠어서 좋은 추억이었다. 배우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여고괴담6’는 학생이 아닌 선생인 주인공 은희의 시점을 따라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은희는 학교에서 씻지 못할 상처를 겪어 트라우마를 안은 채 기억을 잃고, 수십년 후 교감이 돼 모교를 다시 찾는다. 그러다 미스터리한 소문과 연계뙨 폐쇄된 캐비닛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을 들락거리는 하영이란 학생을 만나며 과거의 비밀과 마주한다. ‘공포’ 요소들 역시 은희 내면에 갇혀 있던 두려움이 비집어나오고, 끝내 참지 못해 터지면서 발현되는 형국이다.

김서형은 이에 대해 “작품 내내 터뜨리지 못한 고통을 담고 있는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제 개인적인 트라우마도 있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을 지켜내는 선생님이자 과거와 마주해야 하는 각오, 처단자까지 동시에 해내야 할 것 같은 상황들이 힘들었지만 김서형이 가진 내면을 좀 더 쏟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 속이 시원했다”고 회상했다.

정작 자신은 공포영화를 못보지만 대본 내용이 좋아 출연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서형은 “사실 제가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 여고괴담 시리즈에 어떤 배우들이 나왔는지는 기억을 다 하고 있지만 정작 저는 영화를 정말 못 보겠더라(웃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저는 현장에서도 이 작품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제가 귀신인 줄 알았다. 4편에서도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귀신이겠거니 싶었다”라는 일화를 털어놨다.

또 “영화 속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학교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감히 말씀드려도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남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며 “두 번 다시 공포영화를 찍지 못할 것 같지만, 이 작품으로 공포퀸은 되어보고 싶다(웃음)”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은희의 과거 서사는 ‘여고괴담’ 첫 번째편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진 한 실제 사건 영향을 깊게 받았다고 했다.

이미영 감독은 “과거 은희의 서사는 사실 제가 이 작품을 집필한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고스트스팟이 된 학교 안에 오랫동안 감춰진 폐쇄공간은 갑자기 들어닥친 침입자로 인해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한 한 도시를 상징한다. 다른 한편으론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사실 이면에 모르고 감추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드러나게 된 그런 사실을 상징하고 싶기도 했다”라며 “집필의 출발 자체를 과거의 은희의 이야기에서 시작했고, 은희가 오롯이 자신의 상처의 무대가 된 고향과 학교를 찾아가면서 어떤 일들을 마주하게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이후 스토리들을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개인이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거대한 공포에 직면했을 때, 그 작은 소녀의 공포가 얼마나 끔찍하고 두려웠을지 생각했다. 아무리 상상하고 자료를 본다고 해도 그 공포와 상처에 다가갈 수 없겠지만 말이다. 감히 상상으로만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서 거대한 공포와 두려움, 상처 이런 것들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김서형과도 그런 대화를 나누며 주로 촬영했다”라고도 강조했다.

김서형.
이 영화의 제작자로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고 이춘연 대표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도 전했다.

이미영 감독은 “이춘연 대표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이 자리에 함께 못한 황망함이 사실 마음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이춘연 대표님의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은 대단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좋은 시리즈들이 나와서 정말 한국에 공포영화하면 ‘여고괴담’을 떠올릴 수 있게, 각각의 다양한 취향에 맞게 영화를 한 편씩 꺼내볼 수 있는 그런 기획이 되기를 고인은 바라셨다. 그러나 실제로 12년 만에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듯 말씀처럼 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도 말씀하셨다”라고도 덧붙였다.

또 “그게 왜 어려운지를 이번에 저도 해보면서 절감했다. 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대가를 치러야 할 부분들이 많고 대가 치른 만큼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 냉정한 현실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잘 완성을 했고, 이춘연 선생님이 이 자리에 안 계시지만 극장에 내걸고 새로운 시리즈로서 개봉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여고괴담6’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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