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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개막전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말끔한 양복을 입고 등장한 박찬호는 마운드에 오른 뒤 특별 제작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바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반반씩 붙인 유니폼이었다.
박찬호는 현역시절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에서 모두 활약한 바 있다. 다저스에선 MLB 데뷔 시즌은 1994년부터 2001년까지 뛰었다. 이후 2008년에도 다저스에서 다시 몸담았다. 샌디에이고는 2005년과 2006년, 두 시즌 경험했다.
이날 박찬호가 들고 나온 글러브도 특별했다. 바로 30년 전 MLB 데뷔전에서 사용했던 글러브였다.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그해 4월 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0-4로 뒤진 9회 구원 등판했다. 결과는 1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글러브는 충남 공주에 위치한 박찬호기념관에 전시되고 있었지만 이날을 위해 특별히 다시 가져왔다.
박찬호는 제대로 투구 폼을 가져간 뒤 홈플레이트를 향해 공을 힘껏 뿌렸다. 홈플레이트에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후배인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시구를 받기 위해 앉아 있었다. 선수 시절 만큼의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시구는 김하성의 글러브 안으로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박찬호는 시구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시구 하나 던지는데, 마치 한 경기 다 던지는 걸 앞둔 것처럼 긴장됐다”면서 “내가 성장해 한국야구 발전과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모 히데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했고 이후 수많은 아시아 선수가 MLB에 왔다”며 “더 많은 아시아 선수가 꿈꾸고 성장해 많은 열매를 맺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박찬호는 “오늘 경기는 누가 이기는지는 의미가 없다”면서 “한국에서 역사적인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한국 팬들에게 최고의 명승부가 열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