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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이제부턴 created by 관객..상상하는만큼 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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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5.07.03 10:51:26
‘손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손님’은 흥미로운 영화다. 장르부터 독특하다. 판타지 호러다.

볼 게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연기가 그렇다. 류승룡, 이성민의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간다. 천우희, 이준도 나온다.

‘손님’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일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을 길다 느끼지 않고 볼 수 있다.

긴장감의 힘이 크다. 음향 효과, 화면 색채는 꼭 공포 영화 보는 느낌이다. 인물이 주고 받는 대사엔 묘한 행간이 있다.

‘손님’ 스틸컷.
1950년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했다. 험한 산세에 숨어있는 마을. 초가집에서 한복 입고 사는 사람들. 지극히 한국적이라 사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안에 서양의 무언가가 있다. 독일 그림형제의 소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해서다. 마을에 우연히 들어서게 된 김우룡-영남 부자. 아비의 재주라면 피리 부는 것이고 아들의 장기라면 바이올린을 켜는 것인 두 사람은 이질감과 조화의 경계에 놓인 손님이다.

마을의 아이가 자기 발에 고무신을 보며 영남의 운동화에 놀라는 모습이나 마을의 한 남자가 잠자리 특효약인 비아그라를 우룡에게 재조해달라는 모습은 마치 동·서양 문화의 교류로 보이기도 한다. 신내림, 무당, 접신 등 동양 특유의 문화 코드가 집약된 한 여자와 ‘전쟁은 잠시 멈추었으니 함께 서울로 가자’는 세상에 눈 뜬 남자의 애틋한 이야기 또한 ‘손님’의 그런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장치가 된다.

‘손님’ 스틸컷.
동양의 외관을 하고 서양의 알맹이를 품은 기묘한 ‘손님’의 메시지는 국경을 초월하는 1차원적인 교훈이다. ‘약속은 지켜야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진정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로 귀결된다. 동서양의 색채를 뛰어 넘는 원론적인 이야기다. 마치 남을 밟아야 내가 사는 요즘 경쟁사회를 빗댄 얘기 같기도 하다. 서양 어린이든 동양 어린이든 잠 자리에서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으로 들었을 법한 “먼 옛날 어느 마을에~”라고 시작되는 구전 같기도 하다. 결국 ‘손님’은 어느 누구든 받아들이기 쉬운 이야기를, 매우 독특한 색채로 전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성민에겐 무슨 사연이 있을까’, ‘천우희는 왜 저렇게 됐을까’, ‘이 마을엔 어떤 비밀이 숨었을까’ 등 영화의 다음 신을 기대하게 만드는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관객 나름의 해석 욕구를 높인다. 여름 극장가에 어울리는 판타지 호러,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볼만한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을 넘어 생각을 교류하고 견해를 나눌만한 영화가 나왔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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