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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살아야 한다,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정신적 고통을 극복했죠.”
2일 숨진 채로 발견된 고(故) 최진실이 지난 2005년 KBS 2TV 드라마 ‘장밋빛 인생’ 출연 당시 촬영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했던 말이다.
최진실은 이혼 이후 1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오다 ‘장밋빛 인생’을 통해 연기자로 복귀 했고 과거 청춘스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줌마 캐릭터로 연기자로서 새롭게 입지를 다지며 성공적인 재기를 한 상황이었다. 최진실은 당시 인천 을왕리에서 ‘장밋빛 인생’ 촬영을 마치고 횟집에서 스태프와 함께 회식을 하며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연일 밤늦게까지 촬영이 계속돼 피곤할 법도 했지만 최진실은 밝은 모습이었고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겪었던 심적 고통과 극복 과정을 털어놓으면서도 웃어보였다. 삶에 대한 넘치는 의지가 엿보였다.
사실 최진실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매번 이를 극복해왔다. 전 매니저의 사망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고 조성민과의 별거, 폭행, 이혼 등으로 연기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숱한 루머가 그녀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힘겨운 과정을 수차례 딛고 보란 듯이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최진실이기에, 그것도 자살로 보인다는 사망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믿어지지 않았다.
기자가 아는 최진실은 연기자로서 ‘프로’였다. 적어도 연기를 할 때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촬영장으로 직접 찾아간 적도 있고 방송사 세트 촬영 때도 얼굴을 마주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녀는 언제나 밝았다.
‘장밋빛 인생’ 출연 1년 전인 2004년, 전 남편 조성민과의 불화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2년여 만에 MBC 드라마 ‘장미의 전쟁’으로 복귀해 기자와 처음 안면을 텄을 때도, 또 MBC 지난해 ‘나쁜 여자 착한 여자’, 올 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출연할 당시에도 최진실은 언제나 밝은 표정이었다. 연기를 하는 게 더 없이 행복해보였다.
밝고 명랑한 이미지로 1980년대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올랐고 20여년 간 누구 못지않은 톱스타로 입지를 다져왔지만 그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최진실이 새 드라마 촬영이 얼마 남지 않았고 CF 촬영도 미룬 상황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니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또 의리파였다. 절친한 친구 이영자가 지난해 5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가짜 반지 논란에 휩싸여 고역을 치를 때 기자에게 본인을 대신해 옹호를 해준 것도 최진실이었고 최근 정선희가 남편 안재환의 사망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옆에서 함께 위로를 해준 사람들 가운데도 최진실은 있었다.
그런 최진실이었기에 그녀의 사망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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