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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올해의 배우 특별전: 독.보.적 손예진’ 기자회견에는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과 배우 손예진이 참석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BIFAN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은 배우 손예진이다. 올해로 데뷔 24년차를 맞은 손예진은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에 선정됐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배우 현빈과 결혼 후 출산을 거쳐 지난 2년 가까이 휴식 중이던 손예진은 이번 BIFAN으로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독.보.적 손예진’이란 타이틀로 진행할 이번 특별전에서는 다채로운 행사와 손예진의 대표작들 상영을 통해 그녀의 23년 연기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클래식’, ‘내 머릿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등 대표작 6편을 상영, 손예진과 영화팬들과의 소통 자리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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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은 “지금까지 특별전은 앞서 길을 걸어가신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영역이라 생각해왔기에 스스로 ‘내가 특별전을 해도 될 배우인가’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도,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보니 제 나이도 이제 많이 들었더라.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뒤를 잇게 된 것에 너무 황홀하고 감개무량하다”고 특별전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손예진은 지난 2년 가까이 결혼 및 출산 후 최근의 근황을 묻자 “결혼과 출산 결혼생활은 해보신 분들은 너무 잘 아시겠지만 다른 세계”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를 낳고 아이를 그동안 2년 가까이 키우면서 저는 너무 가장 행복한 것은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 전에는 일이 저의 전부였고 그 속에서 계속 고군분투했던 것 같다. 저와 일을 따로 분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요즘은 아주 단순하게 아이가 이유식을 한 끼만 잘 먹어도 너무 행복하다. 하루를 잘 이겨냈다, 하루가 무사히 끝났다는 데 행복을 느끼니 가치관도 달라진 것 같다. 물론 육아는 너무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다른 세상의 행복을 느끼고 있어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행복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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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 몸부림을 쳤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손예진은 “제가 20대 때 연기를 시작했을 때 그 당시는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던 이미지가 한정적이었던 것 같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때처럼 주로 청순가련한 이미지들이 많았다. 저는 그 이미지에만 국한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이전과 다른 캐릭터에 욕심을 내고 다르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을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스스로를 한계지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결혼과 출산을 거친 지금의 자신에게도 유효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을 보내면서 제 배우 인생의 챕터 1이 끝나고 챕터 2에 들어간 느낌”이라며 “그런 상황에 BIFAN이 특별전을 만들어주셔서 제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그렇게 제 챕터 1을 정리하며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욱 더 (나의 연기에) 한계를 짓고 싶지 않아지는 것 같다. (캐릭터를 통해) 이혼도 해보고 남편도 두 명 가져보고 다 해봤지만, 다음에 또 같은 역할을 맡는다면 그때와 다르게 연기할 것 같다. 제가 어떤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저 역시 궁금하다”고 출산 후 자신이 보여줄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쉴새 없이 알차게 달렸던 지난 20여년의 연기 인생이 보람차지만, 앞으로는 좀 더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하고 싶다는 소망도 털어놨다. 손예진은 “이런 자리를 통해 제 과거의 필모그래피가 나오고, 그 안에서 저를 평가해주신 감독님이나 평론가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아 내가 굉장히 치열히 열심히 달려왔구나’, 그 속에서 운이 좋게도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구나 생각이 든다”며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20년을 달려온 것 같은데 조금은 보람차다, 의미있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일을 한 것 같다.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일을 할텐데, (그때처럼) 스스로를 너무 다치게 하면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넓고 여유있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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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은 그때의 눈빛과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지 않나, 20대 초반의 풋풋함을 다시 보여드릴 수가 없다. 그래서 예뻤던 그때를 당시의 난 왜 즐기지 못했을까 생각도 든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아름답게 나이드는 것이 된 것 같다”고 변화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또 “나에게 예전까지만 해도 작품은 100m 달리기와도 같았다. 늘 조급히 생각하고 빨리 빨리 달리려 해왔다”며 “지금은 배우 인생을 좀 더 길게 바라보고 싶다. 최대한 다양하게 더 많이 자주 길게 연기하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러분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그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드리는 것, 그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일 개막한 BIFAN은 오는 14일까지 11일간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