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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우승으로 끝난 NFL 슈퍼볼...미국 전역이 들썩

이석무 기자I 2014.02.03 15:58:01
제48회 슈퍼볼 MVP에 오른 라인배커 말콤 스미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은 슈퍼볼(Superbowl)은 단일 스포츠 경기로서 지상 최대 이벤트를 자랑한다. 국내에는 아직 낯설기만 한 미식축구 한 경기에 전 미국 대륙이 들썩일 정도다.

슈퍼볼의 우승트로피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라고 불린다. 슈퍼볼이 처음 열렸던 1967년 우승을 차지했던 그린베이 패커스 감독 빈스 롬다르디의 이름에서 따왔다.

올해 48번째로 열린 슈퍼볼에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은 시애틀 시호크스였다. 시애틀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8회 NFL 슈퍼볼 결승전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43-8로 크게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시애틀은 1976년 창단 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시애틀 연고 프로스포츠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78~1979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에 오른 시애틀 슈퍼소닉스가 마지막이다. 그나마도 시애틀 슈퍼소닉스는 2007~2008시즌을 끝으로 연고지를 오클라호마시티로 옮기면서 현재 남아있지 않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는 1977년 창단했지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무명의 스타 탄생...고개숙인 슈퍼스타

슈퍼볼은 항상 인간승리의 스타를 탄생시킨다. 대표적인 인물이 2006년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한국계 혼혈선수 하인스 워드다.

올해의 주역은 ‘무명 라인배커’ 말콤 스미스(25·시애틀 시호크스)였다. 스미스는 2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덴버 쿼터백 페이튼 매닝(38)의 패스를 가로챈 뒤 질풍처럼 달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결국 2003년 덱스터 잭슨(탬파베이 버캐니어스) 이후 11년 만에 수비수로서 슈퍼볼 MVP에 등극했다.

사실 스미스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75순위로 뽑힌 무명 중 무명이었다. 불과 두 달전까지도 별 볼일 없는 후보선수였다. 하지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찾아온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스미스는 대학 시절 음식이 계속 식도에 머무는 ‘식도이완불능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았다. 수술을 통해 증상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식사가 힘든 상황. 체중을 불려야하는 미식축구가 식사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까지 이겨내면서 슈퍼볼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반면 NFL 최고 쿼터백이면서도 큰 경기에선 유독 약했던 매닝은 또다시 징크스에 눈물을 흘렸다.

매닝은 경기 시작과 함께 첫 번째 공격 기회에서 팀동료가 전해준 공을 받지 못해 상대에게 허무하게 점수를 내줬다. 이후에도 두 차례나 패스미스를 범하면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생애 다섯 번째 정규시즌 MVP에 오를 정도로 매닝의 올시즌 활약은 대단했다. 하지만 슈퍼볼이라는 큰 무대에서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를 끝내 떼지 못했다.

▲완전히 어긋난 예측...머쓱해진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슈퍼볼 시작 두 시간 전, 폭스TV 뉴스에 출연해 스코어를 전망했다. 오바마는 “양 팀 전력이 비슷해 승리팀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어느 팀이 이기든 24-21 접전이 될 것”이라고 스코어를 예상했다.

하지만 최고의 스포츠팬임을 자처하는 오바마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애틀은 경기 시작 12초 만에 상대 패스미스로 득점을 올리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12초 득점은 역대 슈퍼볼 최단시간 득점 신기록이었다. 2쿼터가 끝났을때 이미 22-0으로 벌어졌을 정도로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멤피스 동물원의 ‘점쟁이 판다’ 레레는 슈퍼볼에 앞서 덴버의 깃발을 들고 뒹굴었지만 경기가 끝난 뒤 ‘그냥 판다’로 전락했다.

▲엄청난 경제효과...TV광고 1초에 1억6000만원

슈퍼볼과 관련된 경제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올해 미국내에서 슈퍼볼 TV중계를 본 시청자는 대략 1억1000만명에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인구의 1/3이 경기를 시청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보나 슈퍼볼 TV 광고료도 어마어마하다. 30초 광고가격은 최대 450만 달러(약 49억원)에 이른다. 1초 당 15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1억6000만원에 이른다. 눈깜짝 할 사이에 천문학적인 돈이 지불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 4년 사이 무려 75%나 오른 금액이다. 엄청난 비용에도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를 따내기 위해 혈안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기업들도 슈퍼볼 광고 시장이 기꺼이 동참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5년간 무려 슈퍼볼 광고료로만 무려 7000만 달러(약 759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슈퍼볼을 개최한 뉴욕과 뉴저지의 경제효과는 어림잡아 6억 달러(약 6507억원)에 달한다. 8만 명이 넘는 대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전체 좌석의 평균 가격은 4600달러(약 491만원)에 이르렀다. 지난 4시즌 평균가보다 15% 정도 상승한 금액. 여기에 웃돈까지 붙으면서 500달러 짜리 티켓이 온라인에서 5~6배로 오르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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