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괴물’의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괴물’에서는 두 소년 ‘미나토’와 ‘요리’ 역을 맡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두 아역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특히 빛을 발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두 아역 배우가 섬세한 내면을 표현해낼 수 있게 연기 지도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그는 “아역배우들의 연기 지도는 전작 ‘아무도 모른다’와는 완전히 달랐다. ‘아무도 모른다’에선 아이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고 제가 입으로 그들이 표현해야 하는 감정들을 전달했고, 이를 통해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하게 했다. 반면 이번 영화에선 아역들이 전작에 비해 굉장히 복잡하고 단순하지 않은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며 “소년들이 즉흥적으로 현장에서 대사를 하는 건 위험하다 판단했다. 그래서 오디션 단계에서부터 이 아이들에게 미리 대본을 준다는 전제로 아이들을 뽑기 시작했다. 오디션을 본 아이들 중에선 단연 두 소년이 뛰어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곧바로 대본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대본을 미리 주고 다른 영화의 배우들과 똑같이 리딩하고 리허설했다. 동시에 공부하는 자리도 많이 가졌다. 성교육을 비롯해 LGBTQ 선생님을 모셔서 아이들은 물론 스태프들 모두가 모여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어 “물론 아이들 부모님들의 허가를 거쳤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며 연기를 만들어냈다. 새로이 시도한 이런 접근법은 결과적으로 좋았고, 아이들의 좋은 연기가 덕분에 잘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고 덧붙였다.
‘괴물’은 올해 5월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화제작이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브로커’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감정과 관계에 집중하며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다루는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왔던 일본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선보인 신작이다. 몰라보게 바뀐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다.
특히 ‘괴물’은 ‘마더’, ‘최고의 이혼’, ‘콰르텟’,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며 일본 최고의 각본가로 자리매김한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음악에는 영화 ‘마지막 황제’로 제6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수상한 故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아 세 거장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한편 ‘괴물’은 오는 11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