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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다. 구단의 일방통행에 상처를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이진영과 정성훈이 대표적인 주인공이었다. 이진영과 정성훈은 지난 시즌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여전히 100경기 이상 나서 제 몫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구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이 되는 베테랑. 보상 규정 탓에 다른 팀으로 옮기기 어렵다는 것을 십분 활용했다. 두 선수 모두 처음 제시한 구단의 안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협상이 제대로 이뤄졌을 리 만무했다.
정성훈은 구단이 제시한 1년 계약안에 도장을 찍었다. 이진영은 아직 사인을 하진 않았지만 2년 계약을 원하는 구단의 제시안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 더 이상의 제안은 없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구단의 승리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싸움이다. 이제 와서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나 이 협상의 끝에 누군가 승리를 거뒀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신을 할 수 없다. 모두가 패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협상은 두달을 훌쩍 뛰어넘어 이어졌다. 그동안 정상적인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진영은 더하다.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단은 캠프 명단에 이진영을 포함시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진영은 캠프 참가가 어려워 지더라도 아직까지는 뜻을 꺾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FA 계약은 과거에 대한 보상 차원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치도 반영이 돼 있다. 구단이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당장 이들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이론이 없었다. 적어도 2017시즌을 운영하는데 있어 두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지지 부진했던 협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협상 과정에서 선수들이 목표의식을 갖게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진영의 사인이 남아있긴 하지만 결론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 구단의 뜻이 관철된 계약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과연 일방적이었던 이 협상이 어떤 결말을 짓게 될까. 2017 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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