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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는 잘 알고 있어 보였다. 프로그램이 왜 잘 되는지,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예능이다. 금요일을 밤새 버라이어티하게 보내던 ‘불금’의 라이프스타일도 지고 있다. 회사 일에 지치고, 학업에 시달린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금요일. 주말을 앞두고 평상심을 회복하는 그날, 그 밤은 현대인에게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됐다.
‘삼시세끼’는 그런 대중에게 위로가 된 프로그램이다. 다 던지고 훌쩍 떠나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대중에게 시골 생활의 대리만족을 안겨줬다. 말 그대로 ‘힐링’이었다. 혼자 밥 먹어도, 지지고 볶고 음식을 해도 “고작 이거 먹으려고 이 큰 일을 벌인건가” 싶은 마음에 허무해져도 ‘당신만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다’라는 공감을 준 프로그램이다. 뭐 꼭 대단한 주인공이 없어도, 그렇게 스펙타클한 전개가 없어도, 1분 1초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는 가족드라마 같은 묘미가 ‘삼시세끼’에도 분명 있었다.
‘삼시세끼’가 새로운 듯 본 듯한 이야기를 꺼낸다. 어촌 편 시즌2. 다시 찾은 정선이 반가웠듯 또 마주할 만재도가 보고 싶었다. 본편보다 스핀오프 편이 더 많은 인기를 끌었기에 어촌 편 시즌2에 거는 기대도 크다. 우리가 기대하는, 기다리는 어촌 편의 두 번째 이야기.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
△보다 ‘삼시세끼다운’ 모습으로
지난 시즌 어촌 편은 사실 예능적이었다. 정선 편이 정적으로 흘러가는 다큐에 가까웠다면 어촌 편은 다소 버라이어티했다. 고속카메라로 몇 배속 재생을 해야 자라는 게 보이는 작물과 달리 출렁이는 파도,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가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여기에 극성 맞은 아줌마, 차승원이 있었다. 바깥 양반의 등을 따갑게 만드는 잔소리가 있었고,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만재도 날씨는 ‘폭풍 전야’부터 ‘폭풍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두 번째 이야기는 겨울이 아닌 여름, 가을에 찾았다. 역시 비 바람이 몰아치는 섬 날씨에 예외는 없었지만 그 안을 채우는 풍경의 디테일이 달라졌다. 수온이 낮아진 바다 안은 생명력이 넘쳐난다. 돌돔을 잡느냐 마느냐의 기로엔 여전히 놓여있지만, 풍요로운 환경 속에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게 됐다.
흘러가는대로 맡기자는 가치관을 가진 유해진에게 차승원은 교화됐다고 했다. 오늘 뭐 먹지, 반찬거리는 좀 가져오려나 싶은 조바심에 유해진을 볶던 차승원도 이젠 한풀 성질이 꺾였다. 지난 시즌 가마솥 앞에서, 부엌 주방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던 차승원은 이제 뒷산에도 오르고, 바다도 바라보고, 유해진의 곁을 함께 하기도 했다. 차승원의 마음에 여유가 생기다보니 그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던 손호준에게도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어떤 게스트가 와도 밀리지 않는 ‘베테랑 노예 근성’을 보여준다고. 전체적으로 보다 ‘삼시세끼 다운’ 모습이 완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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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의 태도가 달라지니 ‘삼시세끼’가 품을 만재도 풍경도 시야가 넓어졌다. 파란 지붕 집 밖으로 차승원이 나왔고, 유해진은 옷과 장비를 다 갖추고 아예 바다로 뛰어들었다. 지난 시즌에서는 본 적 없는 화면. 이들의 넓어진 활동 반경에 따라 제작진의 카메라가 좇은 만재도 동선도 복잡하고 다양해졌을 수 밖에 없다.
시야가 확대되니 할 일도 많아졌다. 당장 아침, 점심, 저녁 끼니를 걱정하던 이들은 만재도 주민의 일상을 공유했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들이 하는 작업에 참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만재도 일상에 동참하는 부분이 느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는 나영석 PD의 말처럼 말이다.
신효정 PD는 “두 번 보는 모습이라 아무래도 새로움보다는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우려도 있지만 이번에도 버라이어티하고 때론 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며 “더욱 생동감 넘치는 만재도의 모습, 여름과 가을의 풍경은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다 ‘지금에 충실한’ 모습으로
‘삼시세끼’가 론칭된 당시 나영석 PD가 강조한 메시지는 밥 한끼에 담긴 진정성이었다. 밥 한번 차려먹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요즘 시대, 직접 재료를 기르고 캐고 잡아 만드는 자급자족 라이프를 경험해보자는 취지였다. 처음엔 그 과정을 보며 “밥 한 번 먹기 정말 힘들구나, 반찬 남기지 말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밥 한끼에 담기는 진정성이라고 믿었다.
방송이 거듭될 수록 그 진정성의 범주가 넓어졌다. 식사를 준비하며 사람들과 부딪히고, 대화를 나누고, 그 사람의 태도를 지켜보는 일이 즐겁고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밥을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주방이라는 공간이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삼시세끼’를 통해 시청자도 느꼈을 터. 그런 감성을 공유하며 식탁에 모여앉아 밥을 먹는 결과물은 당연 뿌듯하고, 훈훈한 감정으로 돌아왔다. 정선 편의 이서진, 옥택연, 김광규 패밀리는 물론 이들과 함께 한 수 많은 게스트가 그랬고, 어촌 편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도 마찬가지였다.
나영석 PD는 “하루가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간다고 해도 그 중에 반짝 하고 빛나는 순간은 있다”며 “꼼꼼하게 촬영한 테이프를 돌려보다 보면 미세하게라도 그런 순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해진과 차승원이 대화를 나누다가 본인들도 모르게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그런 순간을 캐치해 시청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나 PD의 진정성이 이번 시즌에서도 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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