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국 축구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무 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
대회 후 홍명보 감독의 사퇴와 새로운 감독의 인선에만 시선이 쏠려 있는 점이 아쉽다. 대한축구협회와 대표팀 사령탑의 인사(人事)는 물론 한국 축구의 정체성, 발전 방향, 시스템과 축구 저변의 문제 등의 연결 고리를 잘 따져봐야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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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저변이 넓은 나라에서는 자국 리그도 활성화돼 폭넓은 인재 풀을 갖춘 경우가 많다. 유럽이나 남미 국가들에 비해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축구 저변이 취약하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J리그가 있는 일본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축구 저변을 거론하는 것은 그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발전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차군단’ 독일은 한국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독일은 유로 2004 토너먼트 진출 실패에 충격을 받고 대표팀 운영에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명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독일의 요하임 뢰브(54) 감독은 사실 당시 발굴된 인물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했던 뢰브는 독일축구협회(DFB)의 결정에 따라 감독으로 승격됐다. 뢰브 감독은 8년간 협회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명장으로 성장했다. 무명이었던 그는 어느덧 독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거듭났다.
1990년부터 독일 역대 대표팀 감독의 승률을 살펴보면 장기간 감독을 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2~4년간 대표팀을 맡았던 에리히 리벡(1998-2000년)과 루디 펠러(2000-2004년), 위르겐 클리스만(2004-2006년) 감독은 승률이 각각 41.7%(10승 6무 8패), 54.7%(29승 11무 13패), 58.8%(20승 8무 6패)다.
반면 8년간 대표팀을 맡았던 베르티 포그츠 감독(1990~1998년)이나 뢰브 감독은 승률은 60%를 훌쩍 넘는다. 포그츠는 64.1%(66승 24무 12패), 뢰브는 68.8%(77승 20무 15패)의 승률을 올렸다.
지난 8년간 DFB의 꾸준한 지원에 뢰브 감독은 유로 2008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3위, 유로 2012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이라는 눈부신 성적으로 보답했다.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독일 축구의 모습은 독일 문화 곳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나치의 만행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던 독일은 그러나 학교 의무교과과정으로 나치 강제수용소 견학을 포함했다. 부정한 과거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논리에서다.
한국 축구도 독일의 선진적인 면을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어두운 과거를 부끄러워하기보단 오답노트를 작성한다는 생각으로 과거의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감독 인사 문제의 경우 성적에 일희일비해 감독을 경질하기보단 감독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을 미리 약속해주는 방식이 좋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되짚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 축구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한국 축구의 저변 확대와 K리그의 발전, 객관적인 인사시스템에 의한 대표팀 감독 선발, 대표팀 감독과의 장기 계약과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을 짜야 한다.
당장 4년 뒤인 러시아 월드컵을 바라볼 게 아니라 8년 뒤 월드컵까지 생각해야 한다. 한번 정립된 체계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고식지계(姑息之計)식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국 축구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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