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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영화 ‘강남 1970’(감독 유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유하 감독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이 참석했다.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이다. 강남땅의 개발이 시작되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땅과 돈을 향해 질주하는 고아 출신의 두 친구, 종대(이민호 분)와 용기(김래원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민호는 극중에서 고아 출신 김종대 역을 맡았다. 이민호는 촬영 도중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당해 진통제를 맞으며 촬영에 열정을 쏟았다.
-또 강남을 배경으로 한 영화. 강남 지역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시인으로 활동할 때부터 강남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럴까 고민해보니 유년 시절 1974년 처음 강남에 이사를 갔는데 그때의 문화적 충격이 뇌리 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시나 영화에서 강남의 흔적 계속 갖고 가는 거 같다.
-‘강남 1970’은 어떤 영화인가.
지금 현실은 땅을 열심히 일궈도 땅을 갖고 못하고, 올바르게 살면 손해를 보는 세상이다. ‘강남 1970’은 그 당시 땅 투기 광풍과 정치권의 결탁을 통해서 현실의 천민 자본주의 속성을 반추해보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
-세 배우를 선택한 이유는.
이민호는 외압이 좀 있었다. 이민호를 써야 한다는 세뇌와 압력 때문에 집에서 힘들었다. 아내가 이민호 왕팬이다. 2년을 시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이민호와 하는 게 숙명인가 보다 생각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처음 본 이민호는 느끼했다. 사람이 좀 빈구석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잘 생겨서 영화에서 넝마주이 역할로 시작을 하는데 만화 속 주인공 같은 사람이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더라. 그간 ‘꽃미남’ 배우들과 일을 하면서 이미지를 바꿀 때 효과가 있었다. 이민호 같은 경우도 ‘상속자들’에서 재벌2세로 나왔는데 180도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뜨리면 좋겠다 싶었다.
김래원은 예전에 어느 작품으로 구애를 했다가 차인 적이 있다. 그러다가 이렇게 같이 하는 행운을 안게 됐다. 김래원은 연기가 안정적이면서 순박한 이미지도 있지만 눈에는 의뭉함, 비열함 그런 느낌도 있다. 용기 역에 잘 맞겠다 싶어서 다시 한 번 구애했다.
정진영은 워낙 자타 공인 배우고 길수라는 캐릭터가 논두렁 깡패로 나오지만 아버지로서 자상함이라든지 아버지 아우라가 필요한 역할이었다. 정진영은 그 두 가지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주저없이 캐스팅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