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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상드르 보그랑(프랑스)은 31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 여자부 경기에서 1시간 54분 55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서 프랑스 선수가 우승한 건 보그랑이 최초다.
스위스의 줄리 데론(1시간 55분 01초)이 은메달, 영국의 베스 포터(1시간 55분 10초)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 챔피언인 영국령 버뮤다의 플로라 더피는 1시간50분59초로 5위에 머물렀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알렉스 이(영국)가 1시간 43분 33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에서 혼성릴레이 금메달, 남자부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는 파리에서 생애 두 번째 금메달이자 세 번째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었다.
호주의 헤이든 와일드(1시간 43분 39초)가 은메달, 프랑스의 레오 베르게르(1시간 43분 43초)가 동메달 주인공이 됐다.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와일드는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흔히 철인3종경기로 불리는 트라이애슬론은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남녀 2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혼성 계주 경기가 추가돼 총 3개 금메달이 걸려있다. 올림픽 개인전에선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로 코스가 구성된다.
특히 이번 파리올림픽에선 트라이애슬론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센강에서 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센강은 오랜 기간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알았다. 이곳에서 수영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센강을 정화하기 위해 무려 14억 유로(약 2조8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들였다. 센강이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졌음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트라이애슬론과 오픈워터 수영 경기를 이곳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기대만큼 센강이 깨끗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회 직전까지 수질 검사를 진행했지만 박테리아, 세균 등 각종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비까지 내리면서 수질은 더 안 좋아졌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센강 수질 문제로 현지시간 30일 열릴 예정이던 남자부 개인전을 31일 오전 10시 45분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여자부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당초 현지시간 이날 오전 8시로 예정됐던 경기는 수질검사를 마친 뒤 오전 4시로 앞당겨 치러졌다.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영을 시작하자 관중들은 센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강 주위에 설치된 스탠드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센강 1.5km 코스를 마친 뒤 물에서 나와 계단을 뛰어 올라간 뒤 사이클을 타고 파리 도로를 달렸다. 코스에는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도 포함됐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수영이 아니라 사이클이었다. 비로 인해 도로가 젖어 미끄러운데다 도로 위에 작은 돌멩이가 굴러다니면서 선수들을 괴롭혔다. 사이클을 타다 넘어져 선수들끼리 엉키는 장면도 나왔다.
다행히 여자부 10km 달리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날씨가 개었고 더는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부 경기가 열릴 때는 하늘이 맑아지고 햇볕이 나기 시작했다.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보그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센 강에서 수영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 작년에 테스트 이벤트에서 이미 수영을 했고 그 이후로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오늘 수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만약 센강에서 수영을 하지 못했다면 정말 아쉬웠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는 8월 8일과 9일에 예정된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정상적으로 센강에서 열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 사이에 다시 수질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센강 수질이 다시 악화될 경우 파리 외곽의 베르쉬르메르 해상경기장에서 오픈워터 수영 경기를 치르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세계대전 격전지로 유명한 노르망디 해변과 가까운 이 경기장에선 조정과 카누 경기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