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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개명(改名). 배우 인교진은 데뷔 11년만에 진짜 이름을 찾았다. 그간 사용했던 도이성이란 이름은 제 이름 같지 않았다. "누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했지만 나 같진 않았다."
그래도 개명은 쉽게 결정내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직업을 가진 그로서는 더더욱 어려운 선택이었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만난 인교진은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자는 뜻"이라고 개명의 의의를 설명했다.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장난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벌써 신인이 몇 년째에요. 자존심도 상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부모님께도 죄송스럽고 하죠. 그래도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연기니까요. 나답게 이걸 해보자, 열심히 해보자 그런 뜻에서 원래 제 이름을 찾았어요."
과거 왕들은 즉위를 하면 이듬해부터 새롭게 치세의 햇수를 셌다. 연호(年號)가 바로 그것. 인교진에게는 2012년은 교진 1년이 되는 셈이다.
"전에는 즐긴 적이 미처 없었어요. 해야 하니까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죠. 한 가지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연말에 꼭 상을 받아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받아본 연기에 관련된 상이라곤 스태프들이 준 `NG대상` 정도?(웃음)"
수상 열망의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짠했다. 주변분들에게 끝없이 인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에서 그만 자르라고 할 때까지 길게 수상소감을 말해보고 싶다."
"많은 연기자들 부모님은 초반에는 반대하시잖아요. 저희 부모님은 초지일관 아들을 믿고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수상한다면 무척 행복해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동생에게도 사랑한단 말을 전하고 싶고요. 터울이 많이 나서 저를 어려워하는데 저랑 같은 일을 시작했어요. 인두진이라고. 저보다 훨씬 더 좋은 배우가 됐으면 해요."
인교진이 내심 연말 수상까지 노리는 데는 SBS 주말드라마 `내일이 오면`의 이성룡 캐릭터가 있었다. 이성룡은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캐릭터로 순수함이 묻어나는 역할이었다.
"교진 1년부터 지적장애 연기를 했죠. 사실 저에겐 큰 모험이었어요. 지금까지 크게 드러나지 않는 역할만 해왔거든요. 이 배역을 연기하고나서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요. 끊임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요."
인교진은 `내일이 오면`에서 데뷔 이후 가장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배우를 맞았다. 다정이 역을 맡은 김소연 양이 인교진의 최연소 상대 배우. 인교진은 "과묵한 아이인데 쫑파티날 편지를 주더라"라며 "큰 감명을 받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제가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저한테 고맙다고 편지를 써서 줬어요.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훌쩍거리면서 울더라고요. 저도 어찌나 가슴이 울리던지….지금도 화장대 위에 편지를 넣어두고 가끔 읽어봐요."
인교진은 오는 6월 방송인 케이블 채널 tvN `로맨스가 필요해2`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로맨스가 필요해2`는 33세 작곡가 주열매(정유미 분)와 한국 공식 `불륜녀`로 낙인찍힌 선재경(김지우 분), 애인에게 버림 받는 우지희(강예솔 분)가 펼치는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인교진은 선재경의 옛 남자친구로 출연한다.
"최근 `로맨스가 필요해2` 이정효 PD님이 제가 신마다 캐릭터의 맥을 잡는 법을 알았다고 평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어떻게든 저를 알리려고 노력했다면 이젠 극의 흐름을 본다는 뜻인 거죠. `로맨스가 필요해2`에서도 좋은 연기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