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은 올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지만 팀마다 지명타자 자리는 포화 상태라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돈보다는 기회를 바라봤던 이성열이지만 이런 현실을 넘어설 순 없었다. 이에 다시 원소속팀과 협상테이블에 앉은 이성열은 결국 구단의 조건에 사인을 했다.
다행히 해가 넘어가기 전에 계약을 마쳤다. 고민도 많고 맘 고생도 심했지만 그는 더 멀리 내다봤다. 현재보단 내년 시즌, 그 이후를 더 생각했다. 하루 빨리 거취를 정하고 남은 기간은 훈련에만 몰두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가 2014년 계약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던 이유다.
또한 나주환 이재영 등 FA 미계약자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것도 그가 마음 결정을 서두른 이유가 됐다. 그들은 현 이성열의 조건보다 더 낮은 계약기간과 제시액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환은 1년 2억원, 이재영은 1년에 1억5천만원이다. 이성열은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더이상 주저없이 구단의 제시액에 도장을 찍었다.
그래서인지 이성열의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절대 나태해지지 않고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비시즌동안 열심히 훈련하고 있으니 내년시즌에는 꼭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내년 시즌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