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챔피언으로' 보스턴, 21세기 최고 명문 우뚝

이석무 기자I 2013.10.31 13:49:12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가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21세기 팀’으로 우뚝 섰다.

존 패럴 감독이 이끄는 보스턴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4타점을 책임진 셰인 빅토리노의 활약에 힘입어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에서 1승2패로 몰린 뒤 내리 3연승을 차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903년, 1912년, 1915년, 1916년, 1918년, 2004년, 2007년에 이어 통산 8번째 우승이다.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초창기 시절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1900년대와 1910년대 5차례나 우승을 차지할 만큼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1920년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이적시킨 이후 보스턴은 80년 넘게 우승을 하지 못했다. 꾸준히 강팀 전력을 유지했지만 신기하리만치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이른바 ‘밤비노의 저주’가 보스턴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다.

보스턴이 기나긴 저주를 풀기까지는 무려 86년의 세월이 걸렸다. 2004년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먼저 3패를 당한 뒤 4연승을 거두는 기적의 리버스스윕을 이룬 뒤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연승을 제압하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보스턴은 2007년 월드시리즈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의 돌풍을 역시 4연승으로 잠재웠고 올해 세인트루이스를 제물로 2000년대에만 세 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0년 이후만 놓고 봤을 때 월드시리즈를 두 차례 정복한 팀은 세인트루이스(2006, 2011)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010, 2012)와 뉴욕 양키스(2000, 2009) 등이 있다. 하지만 세 번째 우승을 이룬 팀은 보스턴이 처음이다. 1910년대 전성기 시절 영광을 재현하며 2000년대 최고 명문팀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의 수모를 딛고 이룬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시즌 보스턴은 과거 뉴욕 메츠와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등을 이끌었던 바비 발렌타인 감독에게 팀을 맡겼다. 하지만 발렌타인 감독 특유의 독선적인 팀 운영은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시즌 내내 코치진과 선수 사이에 불화가 끊이지 않으면서 팀은 엉망이 됐다.

결국 1997년을 끝으로 한 번도 시즌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던 보스턴은 지난 시즌 69승93패 승률 4할2푼6리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꼴찌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발렌타인 감독이 1년 만에 해고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이었던 존 패럴에게 사령탑을 맡긴 보스턴은 한 시즌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데이비드 오티스, 더스틴 페드로이아 등 기존 주축 선수에 이적생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 등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꼴찌에서 우승’이라는 반전드라마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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