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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파3). 닉 하디(미국)가 친 티샷이 그린 오른쪽 프린지에 떨어졌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11야드. 절반 가까이는 그린이 아닌 잔디를 짧게 깎은 프린지 구역이어서 거리 조절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다음 샷을 남겼다.
하디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나섰다. 퍼터를 든 라일리는 홀을 향해 퍼터로 세게 공을 때렸다. 공은 홀을 향해 굴러갔고 컵 안에 꽂혀 있던 깃대를 맞고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라일리는 캐디와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했고 옆에서 퍼터를 들고 다음 퍼트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파트너 하디가 다가와 더 힘껏 손바닥을 마주쳤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TPC 루이지애나(파72)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포섬 경기에서 라일리-하디 조는 이날만 버디 7개를 잡아내는 환상의 호흡으로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30언더파 258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2인 1조로 팀을 이뤄 진행하는 팀 경기로 펼쳐졌다. 1·3라운드에선 각자의 공으로 쳐서 좋은 성적을 팀 성적으로 하는 포볼, 2·4라운드는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열렸다. 경기 방식의 특성상 포섬에서 많은 타수를 줄이는 게 쉽지 않았으나 라일리와 하디는 마지막 날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극적 역전극을 펼쳤다.
17번홀에서 나온 버디가 우승의 쐐기를 박는 결정타가 됐다. 이 버디로 라일리-하디 조는 30언더파 고지에 올랐고,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마치면서 취리히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둘 다 이번이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이었다.
이 퍼트를 놓쳤더라면 라일리와 하디의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우승을 결정지은 버디 퍼트 덕분에 라일리와 하디는 각 124만2700달러(약 16억58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2위 상금은 50만7400달러다. 17번홀의 버디가 무려 73만5300달러(약 9억8000만원)의 상금을 좌우한 셈이다.
30언더파로 이 대회가 팀 경기로 바뀐 이후 최소타 기록이다. 종전은 작년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가 합작해낸 29언더파 259타였다.
라일리-하디는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의 기쁨도 함께 나눴다.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선수는 여럿 있었지만 두 명이 모두 첫 우승을 이룬 것은 라일리와 하디가 처음이다.
마지막 날 9언더파 63타를 합작한 애덤 해드윈과 닉 테일러(이상 캐나다)가 2타 뒤진 2위를 차지했다.
사흘 동안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1타 차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서 역전 우승을 기대했던 임성재(28)와 키스 미첼(미국)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6위에 만족했다.
김시우(28)-김주형(21) 조가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쳐 공동 7위, 안병훈(32)-김성현(25) 조가 공동 13위(20언더파 268타), 노승열(32)-마이클 김(미국) 조는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공동 1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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