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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13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도전의 끝은 (일본 리그가) 아니다. 내년까지 한신에 계약돼 있는 상태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면 메이저리그 진출하게 될 수도 있고 가게 되면 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 끝난 후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해 센트럴리그 구원왕(39세이브, 2승 4패 5홀드 평균자책점 1.76)에 오르며 무난히 연착륙했다. 일본 무대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인이 구원왕에 오른 것은 오승환이 처음이다. 일본시리즈에선 아쉬움이 남긴 했으나 클라이막스 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등 큰 무대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일본 야구가 전부가 아니다. 그는 더 큰 꿈을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도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엔 남아있다.
다음은 오승환과 일문일답.
-일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소감은
▲팬들의 응원덕분에 첫 시즌을 잘 보낼 수 있었다. 일본 무대에서 첫 시즌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건강히 한 시즌을 마친 것이 좋았다. 한신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많은 부분을 배려해주셔서 일본 야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기분은 어땠는지
▲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건 처음이다. 기분이 남달랐고 삼성 선수들이 마지막에 우승하는 걸 보니, 그때만큼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 함께 운동장에 있고 싶었다. 삼성 축하한다.
-일본 프로야구에 있으면서 어떤 점이 보완이 됐고 발전이 됐다고 생각하나
▲시즌 초반엔 모든 게 다 처음이다 보니 야구 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야구장에서만큼은 한국에서와 똑같이 했다. 팀에서 도움을 준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분명히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갔는데 그런 부분을 이겨냈다는 것, 그리고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부상 없이 한 시즌 마친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내년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선배로 일본 야구를 이야기해 본다면
▲일본 선수, 일본 야구의 다른 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은 정교하고 파워면 에서는 한국이 뛰어난 것 같다. 선수들의 장단점, 스타일이 다 달라서 확실하게 이야기하긴 힘들다. 분명한 건 한국 야구가 절대 일본 야구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장래성을 보고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실력 자체가 통한다는 걸 확신을 하고 스카우트를 하는 것이라 해외에 나서는 선수들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
-오승환이 말하는 마무리 생존법은
▲패배를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에 나가는 상황 자체가 부담이 되고 힘들지만 그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하는 것도 마무리의 숙명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부담은 없어지게 된다. 1년 내내 경기가 있기 때문에 2~3번 연속 실패하는 게 제일 안 좋다. 빨리 잊고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포크 등 떨어지는 볼에 대한 연구는
▲당장 연마한다고 하기 보다는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캠프에 맞춰서 준비하려고 한다. 내년엔 떨어지는 볼 비중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일본 타자들이 속는 모습을 보고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년엔 레퍼토리를 넓혀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떨어지는 볼이란
▲손가락 크기에 최적화된 투심 계열이다. 포크볼 계열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투수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팀 투수 최고참이 초반에 경기 마치고 찾아와서 볼의 높낮이에 대해 조언해준 적이 있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 팀 선수들과 다 잘 지내고 있어서 적응하는데는 선수들이 한몫을 했다.
-오승환을 가장 괴롭혔던 일본 타자는, 어느 팀이 제일 껄끄러웠나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요미우리 상대로 2번 블론세이브를 했는데 까다롭다기 보다 기억이 많이 난다. 내년엔 그 팀을 상대로 블론을 하지 않아야한다. 아베도 그렇고 각팀에 힘이 있는 선수들이 파워와 정교함을 갖추고 있어서 각팀 3,4번 타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에서 첫 안타도 쳤다.
▲아마추어 때 타자를 하고 10년 만에 처음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가 정말 눈앞에 있다. 그렇게 가까울 줄 몰랐다. 운 좋게 안타가 됐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타격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 내년엔 더 좋은 타구를 날려보겠다.
-일본 타자를 상대로 할 때 직구의 느낌은 한국 타자들 상대할 때와 달랐는지
▲비슷했다. 한국에서와 똑같이 하려했다. 지금처럼 하면 잘 될 거라 주변에서도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공을 던진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일본 리그에서는 한국에서보다 긴장이 조금 더 됐는지
▲운동을 할 때 긴장을 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 재팬 시리즈라고 해서 긴장을 하는 건 아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긴장된다. 블론세이브를 하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좋은 경기를 만들어주고 8회까지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줬는데 9회 올라가서 내 실수로 팀이 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 뒤에 안정이 되면 화가 난다. 잠도 설치는 경우가 있다.
-내년 시즌 목표는
▲올 시즌 4패가 아쉽다. 최소한의 블론세이브를 하는 게 목표다. 0점대 방어율과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갖고 싶다.
-한국에서 같이 뛰던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혹시 큰 무대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내년까지 한신에 계약돼 있는 상태다. 도전의 끝은 아니다.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면 내년엔 도전이라기보다 메이저리그 진출하게 되면 가서 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 끝난 후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