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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고종수(31·대전)가 끝내 그라운드를 떠난다.
고종수의 에이전트 곽희대 A.I 스포츠 대표는 6일 "고종수가 심신이 모두 지친 것 같다.' 할 말은 많지만 깨끗이 접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고 했다"며 "거듭 만류했으나 은퇴 하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밝혔다.
곽 대표에 따르면 고종수는 지난 해 8월 부상 재발했을 때 빚어진 구단과의 갈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당시 고종수는 일본에서 수술 받기를 원했으나 구단이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해 일본에 가지 못했다. 또 시즌 종료 직후에는 구단이 재계약 우선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충격이 더해져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곽 대표는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고종수의 입장이 워낙 명확했다. 다른 팀을 기웃거리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었다. 대전에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이었고, 평생 은사인 김호 감독을 모시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김호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가 좋은 모습으로 가지 못하는 게 아쉽고 섭섭하다"며 "거취를 두고 논의를 했지만 확답을 줄 수 없어 답답했다. 이미 마음이 떠나서 돌이킬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종수는 일단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달래겠다는 입장이다. 곽 대표는 "당분간 쉬고 싶다고 했다. 선수로 성장하며 한국 축구 인프라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 경험도 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또 "고종수가 '팬들을 잊을 수 없다. 매우 고맙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기억하고 있다. 자주 만났으면 좋겠고, 모든 팬들을 만나고 싶다. 선수로서의 부담을 털고, 술도 기울이고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도 하고 싶다'고 했다"며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대신 전했다.
금호고를 졸업한 뒤 1996년 수원 삼성에 입단, 김호 감독과 함께 수원의 K리그 2연패를 이끌며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로 각광을 받았던 고종수는 이후 전남과 대전을 거치며 K리그 12시즌 동안 171경기에 출전, 37골 34 도움을 기록했다. 1997년 처음 발탁된 국가대표팀에서는 38경기 출장 6득점 기록을 남겼다.
2003년에는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했으나 적응에 실패, 한 시즌만에 수원에 돌아온 뒤 부상과 자기관리 부족 등으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돼 2006년엔 아예 축구계를 떠나기도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7년 대전에서 옛스승 김호 감독을 만나 재기를 노렸지만 부상과 구단과의 갈등으로 결국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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