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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로 33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한 닉 던랩(20)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던랩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40만달러)에서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를 기록해 우승했다. 이 대회엔 잰더 쇼플리(미국)와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가 대거 출전했으나 아마추어의 돌풍을 막지 못했다.
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91년 투손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필 미켈슨(미국) 이후 33년 만이다.
우승으로 던랩에겐 다양한 선택지가 놓였다. 당장 프로로 전향하면 2년 동안 PGA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우승자 자격으로 총상금 2000만달러가 걸린 시그니처 대회에도 나갈 수 있어 부를 거머쥘 기회가 생긴다.
2022~2023시즌 PGA 투어에선 상금랭킹 50위권 선수가 평균 300만달러, 30위권은 500만달러가 넘는 상금을 벌었다. 상금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7위 패트릭 캔틀레이까지 7명은 1000만달러가 넘는 상금을 획득했다.
던랩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으나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우승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1000만원)은 2위 크리스티안 버자이드넛에게 돌아갔다.
프로로 전향한다면, 4월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등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다시 획득해야 한다.
던랩은 지난해 US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US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에 올해 열리는 마스터스와 US오픈 그리고 디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프로로 전향하면 이 자격을 모두 잃게 된다.
골프선수에게 마스터스와 US오픈 그리고 디오픈 출전은 꿈의 무대다. 프로가 돼서 출전권을 다시 받을 수도 있지만, 아마추어로 참가한다는 명예를 잃게 된다.
LIV 골프라는 새로운 선택지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아 출범한 LIV 골프의 고민은 새로운 스타의 부재다. 던랩처럼 스타성을 갖춘 선수라면 눈독을 들일만 하다.
던랩은 우승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신중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PGA 투어와 마스터스, US오픈 등에서 우승할 기회를 억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진로에 대해) 많은 사람, 코치 그리고 팀 동료와 대화하고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IV 골프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질문이 나온 이유는 그의 에이전트 GSE에 LIV 골프에서 활동하는 제이슨 코크랙 그리고 브라이슨 디섐보가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던랩은 “PGA 투어에서 뛰는 꿈을 꾸며 자랐고, 조금 전처럼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었다”라며 “그게 나의 꿈이었고,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라고 프로 전향 뒤엔 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 더 엿보였다.
던랩의 PGA 투어 우승 뒤 어린 시절 일화도 주목받고 있다.
PGA 투어는 홈페이지에 던랩이 다녔던 골프클럽의 헤드 프로와 회원 등의 말을 빌려 던랩의 특별했던 어린 시절을 전했다.
던랩이 자주 갔던 그레이스톤 골프클럽의 헤드 프로인 존 기번스는 “던랩이 어린 소년이었을 때 클럽 회원들과 대결해 모조리 승리하자 던랩이 대회에 나오지 못하게 해달라는 불만을 들었다”고 옛일을 전했다. 그러면서 “던랩이 12세 때는 지역 대회에서 59타를 쳐 우승한 적도 있고 프로 선수를 상대로 돈을 따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골프장의 회원인 브렛 매카이브 스포츠 심리학 박사는 “던랩이 열 살 때쯤 매일 자전거를 타고 온 뒤 골프장 문이 닫히기 전까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그가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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