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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하비에르 팔라존(35·휴온스·스페인)을 세트스코어 4-1(15-1 15-9 9-15 15-8 15-1)로 눌렀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를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자랑한 최성원은 이번 시즌 뒤늦게 PBA 무대에 뛰어들었다. 지난 네 번 대회에선 PBA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모두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오랜 시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수모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모처럼 제 실력을 발휘한 최성원은 다섯 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즌 한국 선수가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최성원이 처음이다, 앞서 네 번의 대회에선 새미 사이그너(튀르키예),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팔라존,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등 외국인선수들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최성원은 PBA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번 시즌 1~4차 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전했다. 하지만 이번 5차 대회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단숨에 우승을 이루는 드라마를 썼다. 우승상금 1억원도 함께 챙겼다.
반면 시즌 두 번째 및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팔라존은 최성원의 상승세에 꺾여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최성원은 이번 대회에서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128강에서 룃피 체네트를 3-1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64강 정해창, 32강 임성균, 16강 강승용, 8강 박광열을 잇따라 꺾었다. 이어 이날 낮에 열린 4강전에선 이상용을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이미 우승 경험이 있는 팔라존이었다. 하지만 팔라존도 최성원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최성원은 1세트 첫 이닝에 6점을 뽑은데 이어 두 번째 이닝에서 하이런 9점을 뽑아 두 이닝 만에 간단히 15-1로 세트를 마감했다. 이어 2세트 역시 9이닝 하이런 7점을 뽑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15-9로 팔라존을 이기고 우승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3세트는 팔라존이 15-9로 따내면서 반격을 시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성원은 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4세트에서 팔라존을 8점으로 묶고 7이닝 만에 15점을 뽑은데 이어 5세트마저 겨우 3이닝 만에 15-1로 승리, 경기 시작 1시간 50분 만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최성원이 이날 결승전에서 기록한 애버리지는 무려 2.760이었다. 역대 결승전 애버리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득점 성공률도 72.7%나 됐다. 또한 뱅크샷을 14개나 성공했는데 이는 역대 결승전 최다 뱅크샷 2위 기록이었다. 그동안 부진과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날리는 값진 우승이었다.
최성원은 시상식에서 “PBA에 온 이후 1승도 거두지 못해 자책도 많이 했는데 이번 대회는 첫 게임을 힘들게 통과하고 나서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오로지 잘 친 것은 결승전 하나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우승이 마음고생을 털어낼 계기가 된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응원해준 가족과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최성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특별상 ‘웰뱅톱랭킹’(상금 400만원)은 64강서 강성호를 상대로 PBA역대 2위 기록인 애버리지 5.625를 기록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가 수상했다. 대회 최초 한 세트에 15점을 한 번에 달성하면 주어지는 ‘TS샴푸 퍼펙트큐’(상금 1000만원)은 128강서 서삼일을 상대로 4세트째 15득점을 한 큐에 달성한 최재동이 수상했다.
최성원의 우승으로 막 내린 PBA 투어는 내달 3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