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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남미와 유럽으로 양분된 축구계에서 제3대륙은 변방에 머물러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는 북중미, 아프리카 등에도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아시아 축구의 돌풍이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강한 전방 압박을 토대로 선수 개인기를, 일본은 짧은 패스와 빠른 공격수들을 활용한 공격을 앞세우는 등 팀별 확실한 색깔을 냈다는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당초 무난히 C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하리라 전망됐던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에서 패배하며 최하위인 4위로 밀려난 상태다. 남은 멕시코전과 폴란드전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둬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2차전에서 만나는 멕시코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아르헨티나보다 열세지만 이변을 만들만한 충분한 저력을 가진 팀으로 평가된다. 1차전에서 폴란드를 상대로도 점유율, 슈팅 숫자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마지막 월드컵에서 대관식을 꿈꾸던 리오넬 메시의 ‘라스트 댄스’에도 차질이 생겼다. 메시는 FIFA 올해의 선수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 3회, 발롱도르 7회에 빛나는 명실상부 현존 최고의 축구 스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지난해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우승 등 대표팀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4차례 참가했으나 최고 성적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이었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은 카타르에서 메시가 조국에 세 번째 우승컵을 안겨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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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독일은 명예 회복을 위해 이번 대회를 의욕적으로 준비해왔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또 아시아팀에 무릎을 꿇으며 월드컵 본선 연패에 빠졌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인 ‘옵타’에 따르면 독일의 16강 진출 확률은 37%로 떨어졌다. 만약 독일이 이번에도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사상 첫 2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는다. 한지 플릭 독일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하고 패배하면서 큰 압박을 받게 됐다”며 “우리의 책임이며 스스로 탓할 수밖에 없다. 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야 한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