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뚜껑 열어보니...서울 강세, 수원·성남·전북 주춤

김영환 기자I 2009.03.09 17:15:48
▲ 지난해 우승팀 수원 삼성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역시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2009 K-리그가 7일 막을 올린 가운데 14개 팀의 전력이 드러났다. 이제 한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섣부른 예측을 하긴 어렵지만 예상은 예상일뿐이었다. 기대에 부응한 팀도 있었으나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 경기도 있었다. 이번 시즌 판도 변화를 예감케 하는 것들이었다.  
 
▲ 4강 판도 균열 조짐...서울 독주 체제?
개막전에서 가장 돋보인 팀은 FC 서울. 서울은 7일 광양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는 막강 화력을 선보이며 6-1의 큰 승리를 거두었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의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임을 알린 것이다.
 
귀네슈 감독은 2007년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도 같은 목표를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수원을 4-1로 제압하는 등 '공격 축구' 바람을 일으키며 기세를 올리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귀네슈 감독의 2008시즌 목표는 전관왕이 아니었다. 서울은 컵대회에 1.5군을 출장시키는 등 정규리그에만 집중하며 준우승을 일궈냈다.
 
이런 귀네슈 감독은 다시 전관왕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이다. 집권 3년째를 맞아 자신이 원하는 스쿼드가 완성됐고 이를 토대로 모든 대회에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이청용, 기성용 등 앳된 느낌이 풀풀 나던 선수들도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게 바탕이다. 
 
‘디펜딩 챔프’ 수원은 출발이 불안하다. 개막전 무패 행진(6승 3무)를 마감하며 포항에 2-3으로 패배했다. 무엇보다 3골이나 내준 수비가 걱정이다. 수원은 지난해 3골 이상 허용한 경기가 2경기뿐이었다. 마토, 이정수 등이 떠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리웨이펑과 알베스 등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들이 기존의 곽희주 등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는 인상이다. 11일 가시마 엔틀러스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다시 한 번 시험을 거친다.
 
새판 짜기를 단행한 성남은 차포에 마까지 뗀 대구FC와 1-1로 비기며 신태용 감독대행의 첫 승을 미루게 됐고, 전북도 경남FC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남은 이근호, 하대성, 에닝요 등이 모두 빠진 대구에 선취골을 내주며 경기를 끌려갔고, 전북 역시 인디오에게 선제골을 내줘 어려운 경기를 했다. 두 팀 모두 쉽게 무너지지 않는 뒷심을 보여줬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된 선수가 많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중위권 판도...경남, 강원 도약할까
포항 스틸러스는 수원을 3-2로 꺾으며 녹록치 않음을 과시했다. 2-1로 앞선 전반 37분 스테보가 퇴장을 당하며 10명이 싸웠지만 역습 위주의 전술로 후반 도리어 1골을 먼저 추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중위권 선두 주자를 넘어 4강 구도의 재편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남은 4강 후보 전북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저력을 보여줬다. 선제골을 넣은 데다 전북 하대성의 퇴장으로 숫적 우위를 점했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골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올 시즌 4강 후보로 점쳐진 전북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 세우며 2009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신생팀 강원FC는 만원 관중 속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맞아 1-0의 승리를 거두고 창단팀 첫 경기 승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도민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 속에 첫 단추를 잘 꿴 강원의 희망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강원은 K-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시즌이 진행되면서 드러날 수 있는 경험 부족이란 문제를 노장 이을용, 정경호 등이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건이다. 
 
세르비아 명장 일리야 페트코비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도 부산 아이파크를 제물로 데뷔전 첫 승을 이끌어내며 또 다른 비상을 예고했다.  
 
▲ 이청용 도움 해트트릭...김영후, 유병수 등 신예 돌풍
서울은 6골을 터뜨리며 시즌 초 공격 부문 기록에 소속 선수들의 이름을 대거 올려 놓았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3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2008시즌 기록한 도움의 반을 1경기만에 올렸다. 김치우도 2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광주 상무의 최성국 역시 첫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김치우와 함께 득점 1위에 올라 섰다. 성남과 불화로 광주에 입단한 최성국은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새내기 돌풍도 예고됐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인 강원의 김영후는 팀 동료 윤준하의 골을 도우며 첫 도움을 기록했다. 1순위 4번째로 인천에 지목된 유병수와 9번째로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임상협도 골을 넣으며 각각 팀의 승리와 무승부를 책임졌다. 1순위 11번으로 뽑힌 대구의 이슬기도 첫 도움을 올렸다.
 
강원의 4순위 지명인 윤준하는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서 결승골을 넣으며 강원FC의 역사적인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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