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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와 USGA는 15일(한국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골프공을 시속 127마일(204.4km)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3년 안에 규정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공 성능을 제한한다는 이야기로, 그렇게 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드라이버 티 샷 거리가 약 15야드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공 성능 제한은 늘어나는 비거리 때문에 골프의 본질이 훼손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해결책이다. R&A와 USGA는 3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골프 경기가 드라이버, 웨지, 퍼팅 테스트로 바뀌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2003년 PGA 투어 선수의 평균 비거리는 약 286야드였다.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9명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PGA 투어 선수 평균 비거리는 297.2야드이고,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무려 83명이나 된다.
뿐만 아니라, 장타자로 인해 길어진 코스로 인해 유지 관리 비용이 늘어나고 물과 약품 사용이 증가해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R&A와 USGA는 비거리와의 전쟁을 위해 앞서 드라이버 길이른 46인치 이하로 제안하는 방안도 마련했지만 효과가 전혀 없자, 골프공 성능 제한이라는 강수를 뒀다.
뉴욕타임스는 R&A와 USGA가 주곤하는 US 오픈과 디오픈에서는 2026년부터 골프공 성능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R&A와 USGA는 오는 8월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월부터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골프 볼 개발과 제조 등에 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3년 뒤에나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반발도 나온다. PGA 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광범위하고 독립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투어, 선수 또는 팬들이 우리 경기를 즐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골프에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골퍼에게 재미를 떨어뜨리는 규칙 변경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아마추어 골퍼들이 사용하는 공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 규정은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