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손헌수 "개가수면 어떻고 개그맨이면 어때요?"

김은구 기자I 2016.09.05 11:28:37
손헌수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호칭이 ‘개가수’면 어떻고 ‘개그맨’이라는 타이틀로 노래를 하면 어때요.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제가 가진 진정성을 전하는 게 중요하죠.”

손헌수는 4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할 때 ‘개가수 손헌수입니다’라고 인사를 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손헌수는 5일 이데일리 스타in과 가진 인터뷰에서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고 가수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라며 “가장 우선돼야 할 건 관객들이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개가수’라는 호칭이 일반 대중에게 익숙해도 개그맨들이 노래를 발표해도 자신의 타이틀을 직접 ‘개가수’라고 부르는 것은 드문 일이다. 개그맨이 본업이라도 노래를 부르러 나와서는 무대에 오르는 다른 출연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수’로 불리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개그맨이라는 본업에 대한 선입견을 가수 도전에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손헌수는 달랐다. 그런 점에 손헌수의 이번 ‘복면가왕’ 출연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가수 김현철과 조장혁이 ‘가수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로 노래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노래와 개인기 모두에서 가수와 개그맨 두 분야의 진정성을 관객,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서다.

“(김)구라 형이 ‘SHS’라고 했을 때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쉽게 정체가 탄로난 거 같아서요.”

손헌수는 ‘스파르타 석봉 어머니’라는 이름의 복면을 쓰고 ‘오늘밤엔 어둠이 무서워요 석봉이’와 경연을 했다. 둘의 듀엣 무대에서는 노이즈 ‘상상속의 너’로 멋들어진 호흡을 보여줬고 판정단의 선택을 받지 못해 복면을 벗기 전 솔로곡은 야다의 ‘진혼’을 불렀다. 김구라가 “복면을 벗었을 때 사람들이 못알아보면 안되니까 미리 알려줘야 한다”며 이니셜을 언급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가수라고 해도 흠잡을 데 없는 노래실력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사실 손헌수는 지난 2014년 3월 댄스곡 ‘다녀오겠습니다’를 발표했으며 최근 신곡 ‘3분 디스코’를 발매하고 MBC ‘쇼! 음악중심’ 무대에도 선 바 있다. 이번 ‘복면가왕’ 출연은 그 동안 노래 연습을 하며 녹음을 한 데모 테이프를 제작진에게 전해 수차례 진정성과 실력을 입증한 끝에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손헌수는 지난 2000~2001년 인기를 끈 ‘허무개그’ 이후 뚜렷한 히트 코너가 없었음에도 대중에게는 ‘개그맨’으로만 받아들여졌다. ‘복면가왕’은 그런 선입견 없이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 자리였다.

손헌수는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개그를 그만 둘 생각은 없다고 했다. 개그든 음악이든 영화든 자신만의 콘텐츠를 계속 만들겠다고 했다. ‘허무개그’ 이후 히트 코너를 못내면서 인기의 허무함을 깨달았다며 차근차근 성장하더라도 오래 가는 게 좋다는 말도 했다. 가수로도 서두르지 않고 다음 노래와 내년 여름 발표할 노래까지 두곡을 구상 중이다.

‘복면가왕’으로 대중의 관심을 다시 얻은 손헌수가 어떤 콘텐츠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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